경찰청, 민식이법 적용 '직접' 판단하겠다지만…'과잉' 논란 여전

일각서 "음주 사망사고와 동일한 형벌, 비례원칙 위배" 주장

입력 : 2020-04-06 오후 3:46:4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과도한 형량 부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민식이법'에 대해 경찰청이 직접 법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일부 여론은 범죄 의도와 비교해 책임을 과다하게 부과한다며 법 개정에 대한 요구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25일 서울 성북구 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차량이 규정 속도를 초과해 운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일 경찰청이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된 민식이법 법 적용 검토를 직접 맡아 전국에서 일어나는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사고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민식이법이 가해자의 의도에 비해 무거운 형벌이 부과될 수 있다는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식이법은 지난 2019년 9월 충남 아산의 한 스쿨존에서 교통사고 사망한 김민식(당시 9세)군 사고 이후 발의된 법안이다.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됐지만,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등 일부 법안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은 운전자의 부주의로 스쿨존에서 어린이가 사망할 경우 무기 징역을 부과하는데, 이는 음주 사망사고와도 형량이 같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식이법 개정을 요구하는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현재 대통령 국민청원 홈페이지에선 '민식이법 개정'을 요구하는 청원글 동의자가 33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해당 청원글을 올린 작성자는 "음주운전 사망사고의 경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행위로 간주하는데, 중대 고의성 범죄와 순수과실 범죄가 같은 선상에서 처벌 형량을 받는다는 것은 이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제한속도 30㎞ 이하로 운전을 하여도 사고가 나게 되면 이는 전적으로 운전자에게 책임이 가게 된다"며 "아이들의 돌발 행동을 운전자로 하여금 무조건 조심하라고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자 부당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민식이법을 개정 또는 폐지합시다'라고 글을 올린 다른 청원자도 "운전자의 사각지대에서 오는 어린이는 피하기 힘들어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며 "운전자가 과속한 것도 신호를 위반한 것도 아닌데, 어린이가 신호 위반해 무단횡단으로 건너오는 것은 해당 어린이 과실로 피해를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식이법 중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은 운전자의 부주의로 스쿨존에서 어린이가 사망할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또 피해자가 상해를 입으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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