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토종 앱장터 원스토어가 지난해 영업손실을 절반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점사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개발사를 모은 것이 실적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원스토어는 향후 콘텐츠 구독 정책에 초점을 두고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7일 원스토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지난해 매출 1351억원, 영업손실 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29억원에서 51억원으로 줄었다.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사업자 3사와 네이버가 합작해 출범한 국산 앱장터로,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가 양분한 앱장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해 말 키움인베스트먼트, SK증권 등이 참여한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자료/원스토어 감사보고서
원스토어는 인앱 수수료 인하 정책이 유효하게 작용하며 실적 상승이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8년 7월 앱장터 수수료를 30%에서 20%로 인하했다. 개발사 자체 결제 수단도 수용하는 등 개발사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원스토어 생태계'를 꾸렸다. 특히 인앱 결제가 많은 게임사 입점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2조941억원으로 추정되는 지난해 상반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 가운데 11.9%를 차지하며 9.6%를 기록한 애플 앱스토어를 제쳤다.
그러나 국산 대형 게임 입점은 과제로 남는다. 오는 2022년까지 모바일게임 시장 점유율 30%를 목표로 하는 원스토어의 매출 상위권에는 중국산 게임이 주로 자리잡고 있다. 구글플레이 상위권 게임인 엔씨소프트 '리니지2M'·'리니지M'이나 넷마블 'A3:스틸얼라이브' 등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원스토어는 "대형 게임 입점을 위해 사전예약, 입점 마케팅 등 협력 방안을 제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 사진/원스토어
국내 게임사 입장에선 원스토어 입점이 추가 이용자를 확보하는 매력적인 수단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에 먼저 게임을 출시하고 시간이 흐른 뒤 원스토어에 출시하면 다시 한번 이용자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원스토어가 지원하는 마케팅이 붙어 게임사의 별도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게임업계는 일반적으로 구글·애플 앱장터 출시 3개월 뒤에 원스토어에 신작을 공개하는 경향을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추가 마케팅 없이 수익을 낼 수 있어 원스토어 출시가 하나의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원스토어는 게임과 함께 스토리 콘텐츠 분야에도 공을 들이는 중이다. 매달 일정 요금을 지불하면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기는 구독모델이 인기를 끌며 웹툰, 웹소설 등 원천 지식재산권(IP)에 구독 서비스를 붙였다. 지난 2월 5만여권의 도서를 무제한 감상하는 '북패스'를 출시했다. 북패스에는 통신사 멤버십 할인이 들어가며 통신사 결합 시너지도 내고 있다. 올초 서비스를 종료한 웹툰 정액권 '코믹패스'·'레드패스'를 통합한 신규 구독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원스토어북스 주요 성과는 웹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라며 "올해는 웹툰·웹소설 IP를 육성하고 북패스와 같은 정액제 모델을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