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행 티켓 3천원"…피 튀기는 국내선 경쟁

LCC, 제주 노선 증편 속속…"믿을 건 제주뿐"

입력 : 2020-04-08 오전 6:01:12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로 국제선이 막히면서 항공사들의 국내선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그나마 수익이 나는 제주 노선을 중심으로 편수를 늘리며 생존 전쟁에 돌입한 형국이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항공사들은 제주 노선을 비롯해 국내선을 늘리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25일부터 다음달까지 청주~제주 노선에 부정기편을 띄운다는 소식을 알렸다. 이밖에 김포~제주 노선의 경우 운항 횟수를 늘리고 대구, 광주에서 출·도착하는 제주 노선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에어서울도 전날부터 김포~제주 노선을 기존 25편에서 32편으로 증편하기로 했다. 에어서울은 김포~제주 노선을 주 25회 운항했는데 코로나19로 수요가 줄면서 지난달에는 주 2~3편으로 축소했다.
 
에어부산은 부산~제주 노선은 매일 3회에서 5회로, 김포~제주 노선은 2회에서 3회로 늘린다. 또 코로나19로 멈췄던 울산~제주 노선도 재개한다. 진에어도 김포~제주 노선 운항 횟수를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평일은 왕복 6회, 주말은 8~10회 운항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며 제주 노선을 두고 국내 항공사들이 경쟁하고 있다. 사진은 제주국제공항. 사진/뉴시스
 
이처럼 항공사들이 최근 국내선을 늘리는 이유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제주를 중심으로 국내 여행 수요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 여행 심리가 녹으며 제주국제공항은 최근 인천국제공항보다 많은 승객을 실어나르기도 했다. 항공정보포탈에 따르면 지난주 제주공항을 이용한 여객 수는 19만5205명으로 인천공항 5만1613명의 약 4배에 달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는 인천공항 여객 수가 제주공항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제주 노선 탑승률도 70~90%대를 기록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항공사에서는 통상 70% 후반대 탑승률을 보이면 수익이 나는 것으로 본다.
 
여행 수요가 제주로 몰리면서 항공사들의 특가 전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은 이날 울산~제주 운항 재개를 알리며 제주 노선 편도를 9900원부터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시작한다고 알렸다. 에어서울도 매주 수요일 편도 3000원, 왕복 2만원짜리 제주 티켓을 판매하는 특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에어서울이 김포~제주 노선 특가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진/에어서울 홈페이지
 
특가가 아니더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제주 항공권을 살 수 있다. 이날 오후 2시 항공권 가격비교사이트에서 이번 주말 김포~제주 왕복 티켓을 검색하면 최저가는 4만원대부터 시작했다. 시간대에 따라 다르지만 황금 시간대 티켓도 10만원 초·중반대면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주말의 경우 제주 왕복 항공권은 20만원이 넘을 때도 많다"며 "4월이 비수기임을 고려해도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제주 노선을 두고 당분간 항공사들이 피 튀기는 전쟁을 치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노선만으로는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은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한 항공사 관계자는 "제주 노선이 조금씩 회복세는 보이지만 아직은 작년 수요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국내선의 경우 제주, 부산 등 일부 노선을 제외하고는 수익이 나기 어렵기 때문에 국제선 회복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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