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국내 배달 앱 시장의 약 55%를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은 그간 배달중개료를 책정하는 요금제를 바꾸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을 발전시켜왔다. 배달앱 시장 경쟁이 치열하던 시기엔 정률제에서 정액제로 전환해 가맹 음식점주를 늘리는 데 공을 들였다면, 안정화 시기에 접어든 현재는 다시 정률제로 돌아가려 하는 모양새다. 반면 요기요나 배달통 등 다른 국내 배달플랫폼, 그리고 해외 주요 배달플랫폼들은 한 요금 체계를 꾸준히 유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출시한 2011년 3월, 우아한형제들은 수수료 기반의 요금체계인 정률제를 사용했다. 당시 수수료율은 주문 건당 6.5~9.5%였다. 그러나 이런 수수료 기반의 정률제 요금정책이 음식점주인 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우아한형제들은 2015년 8월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배달의민족 수수료 0%"를 선언하고 '슈퍼리스트'와 '울트라콜'이라는 광고 상품을 내놓는다. 비즈니스 모델(BM)을 수수료에서 광고비로 바꾼 것이다. 슈퍼리스트와 울트라콜의 등장으로 음식점주는 고정비용으로 배달의민족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입찰 경쟁을 통해 배달의민족 앱 최상단 노출을 정하던 '슈퍼리스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입찰식 광고가 음식점 간 경쟁을 부추기고 지속적인 광고비 상승을 불러오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은 한국외식업중앙회와의 협의를 거쳐 2019년 4월 슈퍼리스트를 전면 폐지했다. 슈퍼리스트 폐지 후 우아한형제들은 월 8만8000원의 정액제의 울트라콜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슈퍼리스트 자리에 정률제로 이용하는 '오픈리스트'를 도입했다. 2019년 5월 도입된 오픈리스트는 주문 건당 6.8%의 수수료를 내면 배달의민족 앱 최상단에 입점업체 3개를 노출하는 형식의 광고 상품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당시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업주들은 입찰 광고가 이같은 방식으로 바뀔 경우 창출된 매출의 7.27% 정도를 적정 가격으로 희망했다"며 "배달의민족 최상단 광고 효과를 고려하되, 업주 기대 수준과 한국외식업중앙회 의견을 고려해 오픈리스트 광고 수수료율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울트라콜에서 오픈서비스 중심으로 바뀐 배달의민족 앱 화면. 사진/우아한형제들
그러나 우아한형제들의 요금체계는 깃발꽂기 문제로 또다시 비판으면서 지난 1일 요금체계를 개편했다. 울트라콜 등록은 3개까지 제한되고, 오픈리스트를 수수료율 5.8%의 오픈서비스로 확대한 것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오픈서비스로) 이득 보신 분들은 말을 아끼시는 편이라 그 목소리들이 크지 않지만, 분명히 많은 사장님들이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은 요금체계 변경으로로 큰 논란에 휩싸였다.
배달의민족과 달리 요기요나 배달통 등 다른 국내 배달플랫폼은 한 요금 체계를 꾸준히 유지했다. 요기요는 지난 2014년 11월부터 지금까지 변동 없이 주문 건당 12.5%의 수수료를 받았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높은 수수료율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요기요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1만원 이하 주문 건에 대해 수수료를 면제했다. 배달통은 주문 건당 2.5%의 수수료를 책정한다.
지난해 4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는 공식적으로 수수료율을 밝히지 않았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현재도 정식으로 서비스를 오픈한 형태가 아닌 베타 서비스 중"이라며 "지역별, 업체별로 각기 다른 수수료를 책정하면서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외 배달플랫폼도 대부분 수수료를 기반으로 한 정률제를 이용한다. 미국의 우버이츠는 약 30%, 도어대쉬(Doordash)는 20~30%, 잇24(Eat24)는 12.5%의 수수료를 업주에게 받는다. 영국 업체의 수수료는 딜리버루(Deliveroo)가 20~30%, 저스트잇(JustEat)이 11%다. 동남아의 그랩(Grab)과 고젝(GOJEK)은 최대 20%의 수수료를 매긴다. 중국의 메이퇀(Meituan)의 수수료율은 약 22%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