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21대 국회 정치 지형이 '여대야소'로 굳혀졌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호남에서 압승하고, 대구·경북(TK)·부산·울산·경남(PK) 요충지에서는 선방하며 안정적 국정운영의 초석을 마련했다. 민주당은 안정적 의석을 기반으로 문재인 정부의 개혁입법에 속도를 올릴 전망이다.
15일 국회의원 총선거 출구조사 결과 '범여권'이 과반 의석을 넘겼다. 민주당과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민주당에서 파생된 열린민주당, 진보진영의 정의당을 합한 의석수다. 통합당과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은 20대 총선에 이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민주당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호남, 충청 지역에서 선전하며 총선 승리의 기반을 마련했다. 서울과 경기·인천은 선거 기간 계속해서 접전을 펼치던 지역이 대부분이었지만 투표결과 민주당은 확실한 승리를 거뒀다. 호남의 경우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지역구 의석 대부분 내줬지만, 이번 선거에서 일명 '싹쓸이'를 거둬 호남 지역 기반을 다시 마련했다.
주요 선거 때마다 '캐스킹보트' 역할을 해오며 총선 승리의 나침반 역할해 온 충청권에서도 민주당은 승리했다. 충청은 20대 국회 당시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14곳을, 민주당의 13곳을 가져갈 만큼 접전을 펼친 지역이다. 이번 선거에선 민주당이 열세지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승리했다.
특히 열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강원지역과 TK(대구·경북)·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선전하면서 민주당은 안정적 의석 확보를 이뤄냈다. 반면 통합당은 최대 승부처였던 수도권에서 민주당에 자리를 내주면서 '정부 심판론'의 동력을 상실했다.
당초 혼전 양상을 보였던 선거판은 초반과 달리 코로나19 관련 정부 대처에 대한 여론의 호의적 평가가 지속되면서 민주당은 탄력을 받았다. 반면 통합당은 선거 막판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의 '세대 비하'발언과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의 '세월호 망언'으로 막말 논란이 거세지면서 고전했다. 특히 차 후보에 대한 통합당의 제명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악재로 작용했다.
20대 총선에 이어 21대 총선까지 연이어 선거 승리를 거둔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더불어 국정운영에 탄력을 붙일 전망이다. 우선 검찰 개혁 등 핵심 국정 과제에 속도가 붙게된다. 열린민주당, 정의당 등 범여권과 함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운영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에 힘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소득주도성장 등의 이행에는 가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야당에서 제기하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레임덕 우려도 씻어내게 됐다.
국회 내 정치 지형도 범여권에 유리해진다.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배출하는 것은 국회 관례인만큼 민주당은 본회의 개회와 국회 운영 등에 이점을 가져올 수 있다. 상임위원장 자리 배분에 있어서도 교섭단체 소속 의원 비율에 따라 나눠 가져, 우위를 점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선대위원장, 윤호중 총괄선대본부장, 이근형 종합상황실장 등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회의실에서 열린 투표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