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5억달러 규모의 두산중공업 외화공모채에 대한 대출 전환을 승인했다. 자금 상환 압박 위기에 몰린 두산중공업의 숨통이 일단 틔였다.
수은은 21일 방문규 행장 주재로 확대여신위원회를 열고 두산중공업의 5억달러 외화공모채권을 5868억원의 원화대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대출은 두산중공업의 외화사채 5억달러 상환용이다. 대출기간은 1년 이내(단기)이며 선물환 계약 조건에 따라 현재의 환율보다 유리한 1170원대의 환율에 외화로 환전할 예정이다.
수은 관계자는 "이번 지원은 추가지원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만기연장과 같은 성격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효과가 유지되도록 금융위, 금감원, 은행연합회, 수은, 산업은행, 시중은행 등 21개 기관이 지난달 23일 체결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금융지원 협약' 취지에 부합하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오는 27일 만기가 돌아오는 5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대출로 전환해달라고 수은에 요청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5년 수은의 지급보증을 받아 5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이는 두산중공업이 올 상반기 중 갚아야 하는 차입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경영 위기에 내몰리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어 수은에 지원 요청을 한 것이다.
대출통화를 원화로 정한 것은 두산중공업의 요청에 따른 조치다. 두산중공업은 외화공모채 만기상환을 위해 원화를 지급하고 외화(달러)를 받는 선물환 계약을 국내 시중은행 등 6개 금융기관과 이미 체결한 바 있다.
수은은 두산중공업의 추가 지원에 대해서는 "두산그룹의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한 재무구조개선계획(자구안)의 타당성 및 실행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부합 여부, 채권단의 자금지원 부담 및 상환 가능성,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두산그룹과 협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수은은 산업은행과 함께 두산그룹 전반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수은 관계자는 "전문컨설팅 기관을 통해 재무 및 영업 관련 등 종합적인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정확하고 상세한 검증에 소요되는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최종안이 확정되는 시기는 상반기 중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경영정상화 방안이 확정되기 전으로 두중의 정상화 시기를 예상하기를 어려운 상황이나, 산업은행과 협조해 두중이 조속히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차질없이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수은 측은 두산그룹의 자구안에 대한 실사를 통해 실행 가능성과 채권단 지원 자금의 상환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 21일 5억달러 규모의 두산중공업 외화공모채에 대한 대출 전환을 승인했다. 사진은 두산중공업 창원 본사 모습. 사진/두산중공업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