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 기간 제주 노선 항공편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설·추석연휴 평균과 비교해도 30%가량 많아졌다.
27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4월30일부터 5월5일까지 6일 동안 제주공항에서는 2614편의 국내선 항공기가 출발·도착한다. 이는 작년 가장 긴 연휴였던 설 명절보다 많은 편수다. 지난해 2월2일~6일 5일간의 설 명절 제주공항 국내선 운항편은 2170편이었다. 같은 해 4일간 이어진 추석 연휴 1855편과 비교해도 많다.
제주 노선 운항 편수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해외여행 제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연휴는 긴데 갈 수 있는 해외 선택지는 사라지면서 국내 대표 관광지인 제주로 몰린 것이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이번 연휴 기간 하루 기준 약 2~3만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예년 황금연휴 방문객인 4만명에는 못 미치지만 외국인 관광객분을 제외하면 국내 제주 여행 수요는 회복세를 타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도 긴 연휴를 앞두고 이달 둘째 주부터 제주 노선 편수를 경쟁적으로 늘려왔다. 코로나19로 절반 가까이 줄었던 제주~김포 노선은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70~80%가량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은 다음달까지 청주~제주에 부정기편 296편을 띄운다고 알렸다. 이소희 티웨이항공 청주지점장은 "지역민들의 관심으로 첫 청주~제주 항공편에 98%의 탑승률을 보일 정도로 많은 승객이 이용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출국장에서 시민들이 제주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 운항을 늘리고 있다. 에어부산은 코로나19로 잠정 중단했던 울산~제주 노선을 최근 재개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오늘 29일부터 각각 제주~대구 노선 신규 취항 및 운항 재개에 나선다.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제주 승객 잡기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대한항공은 왕복 기준 하루 10편만을 띄웠던 김포~제주 노선을 18편으로 늘렸으며 아시아나항공도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김포~제주 운항을 주당 138편에서 187편으로 35%가량 확대했다.
여행 수요가 점차 회복됨에 따라 2만~3만원대까지 떨어졌던 티켓 가격도 회복세를 타고 있다. 오는 30일 출발해 오는 6일에 도착하는 제주 왕복 항공권의 경우 10만원 초·중반대에 가격을 형성했다. 관광객이 늘면서 제주 호텔과 리조트 예약률도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렌터카 업체 예약률도 10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황금연휴 제주도로 떠나는 사람이 늘면서 도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가급적 제주로의 여행을 자제해 달라"며 "증상이 있는 관광객은 제주 방문을 자제하고, 제주공항과 항만으로 입도하는 관광객들은 국경을 넘는다는 생각으로 강화된 방역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