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미래통합당이 28일 전국위원회를 개최하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추인을 시도한다. 하지만 전국위를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김종인 비대위' 전환을 둘러싼 당 안팎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2016년과 같은 '전국위' 무산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은 28일 오전 당선자 총회를 연 후 같은 날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전국위를 개최해 '김종인 비대위' 의결을 시도할 예정이다. 심재철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3선 당선자들이 전국위 보다 먼저 당선자 총회를 열어야 한다고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였다.
미래통합당이 28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구성 의결을 위한 전국위원회를 개최한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시민단체 주최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따라 통합당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를 열고 최고위가 결정한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비대위원장 임명안과 8월 전당대회 일정 변경을 위한 당헌 개정에 나선다. 전국위에서 김종인 비대위를 의결하면 통합당은 자유한국당 시절 '김병준 비대위' 이후 1년2개월 만에 다시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문제는 전국위 의결 정족수를 확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통합당 지도부는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참여 독려 작업을 계속하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2016년 김용태 혁신위가 당내 반발로 무산된 바 있는 만큼 이번에도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예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한 당원들의 불신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표결에 의한 비대위 무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합당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전국위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 안팎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통합당 내부에서는 보수진영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고 있는 유승민 의원과 당 지도부 인사 중 유일한 당선자인 조경태 의원, 3선에 성공한 김태흠 의원, 조해진 당선자 등이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 밖에서는 복당을 검토 중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김종인 전 위원장을 향해 "정체불명의 부패 인사"로 규정하며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날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 심판을 받아 낙선한 사람들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김종인 비대위'를 추인하면 이 당은 미래가 없다"며 "퇴장하는 사람들이 당의 진로와 방향을 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당내 최다선인 5선에 오른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우리가 비대위원장감으로 김종인 박사만한 사람을 찾을 수 있겠는가. 전권을 주느냐 마느냐, 기한을 정하느냐 마느냐는 부질없는 논쟁"이라며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찬성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