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현대미포조선이 코로나19 위기 속에도 1분기 14척을 수주하며 선방했다. 하지만 2분기부터 코로나19에 따른 발주 시장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1분기 선방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1분기 동안 총 14척의 PC(석유화학제품운반선)선을 수주했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5만톤급 PC선. 사진/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조선 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중 가장 선방한 수주 실적이다. 현대중공업의 1분기 상선 부문 수주액은 2억3400만달러, 현대삼호중공업 9800만달러를 기록했고 현대미포조선은 5억4600만달러로 나타났다. 그룹 조선 3사 상선 부문 합계는 8억7800만달러고 이중 현대미포조선 비중이 62%를 차지했다.
조선 계열사 중에선 유일하게 수주 증가세를 그렸다. 현대중공업이 전년 동기 대비 12.4%, 현대삼호중공업 78.6% 하락했으나 현대미포조선은 25.8% 증가했다. 상선 부문 목표 달성률은 현대중공업 3.3%, 현대미포조선 15%, 현대삼호중공업 2.4%로 집계됐다. 지난해 극히 저조했던 물량으로 인한 기조효과를 감안하더라도 현대미포조선이 1분기에 선방했다는 시장의 반응이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목표 대비 달성률은 한국조선해양 산하 조선 3사 중 가장 좋고 절대치로 봐도 나쁘지 않은 수치다"며 "전 선종을 막론하고 발주가 나올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컨테이너선, 벌크선이 직격탄을 맞은 것에 비해 탱커 발주 시장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속에도 탱커 발주은 크게 줄지 않았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분기 중형 컨테이너선은 8만CGT로 85.6% 급감했고 중형 벌크선도 35만CGT로 73% 줄어들었다. 하지만 중형 탱커는 43만CGT로 34.1% 감소하며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에 비해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다.
2분기도 시작은 좋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4월에 탱커 6척을 추가로 수주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2분기 글로벌 발주량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이현수 애널리스트는 "미포뿐만 아니라 코로나 영향은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심화되지 않겠냐"며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2분기에 수주가 더 늘 것이라는 보긴 어렵다"고 전했다.
또 조선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발주는 물건너 갔다고 봐야 한다"며 "회복 시점은 2분기보다는 하반기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