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절벽에 해양플랜트 마저…시름 쌓이는 조선업

4월 누계 수주량 72%급감…해양 프로젝트 발주도 연기

입력 : 2020-05-08 오전 6:20:2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조선업계의 시름이 깊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신조선 발주가 급감한 가운데 저유가가 장기화 기조에 접어들면서 해양플랜트 발주가 줄줄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국내 조선업계 수주량은 67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72% 대폭 줄어들었다. 
 
사진/현대중공업
 
이러한 가운데 올해 예정된 해양플랜트 발주도 줄줄이 지연되는 모습이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에 따르면 호주 석유개발사 우드사이드(Woodside)는 브라우즈(Browse)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 최종투자결정(FID)을 연기하기로 했다. 회사는 자본 지출도 50% 줄인다. 
 
노르웨이 국영석유사 에퀴노르(Equinor)도 캐나다 베이 두 노드(Bay du Nord)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프로젝트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이 프로젝트는 오는 2025년까지 완공될 예정이었다. 
 
선주사가 해양플랜트 인도 시점을 늦추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영국 석유메이저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FLNG 'GIMI'호 운영 계약에 관한 불가항력을 통보했다. 현재 FLNG는 수리 조선소 케펠수리조선소에서 수리되고 있다. BP는 인도 일정을 지연시키고 올해와 내년 설비 투자 계획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시추업체는 저유가를 버티지 못하고 파산하고 있다. 미국 다이아몬드 오프쇼어는 산유국간 유가전쟁으로 인한 저유가, 코로나19 확산 등 악재가 겹치면서 최근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선 프로젝트 투자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원유 컨설팅업체인 리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는 석유 탐사, 생산 기업들이 프로젝트 투자 금액을 최대 1310억달러까지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양플랜트 사업 전망이 어두워진 가운데 프로젝트가 재개되기 위해서는 유가가 최소 50달러로 회복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4월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배럴당 17.95달러로 전월 대비 26.66% 하락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최소 50달러로 올라가야지 발주가 가능할 것"이라며 "그전에는 해양 일감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로선 해양플랜트 업황은 매우 암울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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