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지난 3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대다수가 초토화된 가운데 화웨이만이 내수 시장 진작 속에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다른 업체들이 코로나19로 허덕이는 사이 화웨이는 지난달 저가폰 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체 출하량은 전년 대비 22%, 전월 대비 4% 하락한 895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3월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19 여파가 몰아닥친 미국 시장은 전년 대비 39%, 전월 대비 24%나 줄어든 약 740만대에 그쳤다. 신흥 마켓으로 급부상한 인도 시장도 전년 대비 27%, 전월 대비 26%나 출하량이 감소했다.
미국·인도 시장의 부진은 스마트폰 시장 강자 애플과 삼성전자의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애플은 3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년 대비 23%, 전월 대비 25% 하락한 1014만대를, 삼성전자는 3월 전년 대비 27%, 전월 대비 9% 감소한 1862만대 출하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국 시장은 전년 대비 15% 감소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44%나 반등했다. 3월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여파가 사그라들면서 스마트폰 생산 공장들이 제자리를 되찾고 내수 소비가 진작을 이룬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7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막한 '웹 서미트2019'의 화웨이 부스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중국 시장의 상승은 내수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화웨이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화웨이는 전년 대비 18% 감소한 3월 1557만대를 출하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27%나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체가 코로나19에 제대로 허덕이는 상황 속에서 내수 시장의 반등은 화웨이에 절호의 기회가 됐다.
최근 애플과 삼성전자가 각각 중저가폰인 2세대 아이폰SE와 갤럭시A51·A71 출시로 매출 감소 여파에 대응하고 있다. 화웨이 역시 지난달 저가폰인 '노바7' 시리즈를 중국에 내놓으며 자신들이 잡은 기선 제압의 기운을 계속 이어가려 한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시장은 코로나19에서 회복 중인 반면 미국 시장은 최대 역성장 폭을 갱신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은 시장 대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나 화웨이는 자국 시장에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왕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빠르게 반등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감염자 대부분이 우한에 국한된 상태였고 해당지역 봉쇄를 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사실상 우한을 제외한 타지역에서의 소비가 빠르게 진전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