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은 생각했다. 안전하게 직장 동료들과 술 한 잔 기울일 수 없을까. 이를 고민하던 IT 업계는 화상 회의 플랫폼을 이용해 회식을 열었다. 각자 원하는 음식을 주문해 컴퓨터 앞에 앉아 웃고 떠드는 '랜선 회식'은 코로나19가 그린 신풍속도다. 소규모 개인 모임뿐만 아니라 회식까지 온라인 공간으로 들어온 것이다.
드라마앤컴퍼니의 랜선 회식 모습. 사진/드라마앤컴퍼니
명함관리 애플리케이션(앱) 리멤버를 운영하는 드라마앤컴퍼니는 지난 4월 첫 랜선 회식을 진행했다. 드라마앤컴퍼니의 랜선 회식은 매달 전사가 함께 하는 '타운홀 미팅'과 '회식'을 합친 형태로 열렸다. 오후 5시까지 법인카드로 3만원 한도 내에서 음식과 음료를 준비하고 줌에 접속하면 회식 준비는 끝난다. 랜선 회식 당일 가장 인기 많은 메뉴는 치킨과 피자였다.
드라마앤컴퍼니의 랜선 회식은 △1주년·6주년 근속자 축하 △신규 입사자의 인사말 △대표이사(CEO) 토크 △타운홀 Q&A △배우자·자녀·반려동물 등 가족과 함께하는 타운홀로 진행됐다. 발표자가 회식을 진행하면서 인기 유튜버가 된 것처럼 채팅창에 올라오는 질문에 답하고, 발표자가 아닌 동료들끼리도 대화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드라마앤컴퍼니 관계자는 "당초 2시간으로 예정됐던 랜선회식은 1시간 연장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랜선 회식에서 합주를 하고 있는 나우버스킹 임직원들. 사진/나우버스킹
종합 매장 운영분석 서비스 나우웨이팅을 운영하는 나우버스킹도 지난 3월 20일 오후 5시 30분 원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랜선 회식을 열었다. 메뉴는 치맥(치킨과 맥주의 합성어)으로 사전에 주문을 받아 각자 집으로 배달됐다. 나우버스킹의 랜선 회식은 구글 '행아웃'으로 진행됐다. 회식 중에 누군가 리코더를 불기 시작하자 다른 한 사람이 음표 모양의 신기한 악기를 가져오면서 화상 합주가 시작되기도 했다.
나우버스킹 관계자는 "다들 서로를 엄청나게 그리워해 랜선회식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꽤 좋았다"며 "전체 회식은 한 번이었고, 이후로도 데이터팀이나 사업팀에서 개별적으로 랜선 회식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NHN도 각 그룹 단위로 비대면(언택트) 회식을 했다. NHN은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IT 기업답게 자사 서비스만으로 랜선 회식을 준비했다. 음식은 자사의 결제 플랫폼 '페이코'로 부서원들에게 기프티콘을 증정해 마련하고 NHN의 클라우드 업무 협업 플랫폼 토스트 워크 플레이스 두레이의 화상 회의 서비스에 접속해 회식을 진행했다.
블랭크코퍼레이션과 우버, 두잇컴퍼니 등 역시 랜선 회식을 했다. 특히, 우버는 상시 열려 있는 화상 회의방을 마련해 원하는 사람들끼리 만나 휴식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두잇컴퍼니는 화상이 아닌 카카오톡으로 랜선 회식을 했다고 밝혔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