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코로나19에 오피스텔 월세 시장이 위축됐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월세가격 상승세를 유지하던 서울도 지난달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오피스텔 임대차 시장에서 수요가 탄탄하다고 여겨진 서울마저 수요가 꺾인 것이다. 감염병이 야기한 경제 침체 후폭풍이 일자리에서 현실화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대외 경제 영향을 크게 받는 국내 경제 구조상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끝나지 않으면 오피스텔 월세 시장은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의 월세가격지수는 99.81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0.01% 떨어진 수치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8개월만에 하락전환한 것이다.
그간 서울 오피스텔은 타 지역보다 수익률은 낮아도 임차 수요가 탄탄해 안정적으로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라고 평가 받았다. 이에 지방광역시 오피스텔의 월세 가격이 떨어질 때도 서울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실제 서울 오피스텔 월세 가격이 연속 상승하던 지난해 9월부터 7개월 동안 부산과 인천, 광주, 울산 등은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서울도 더 이상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기 어려워졌다.
서울 오피스텔의 월세 가격이 꺾인 건 코로나19에 따른 일자리 쇼크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99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6% 급증했다. 구직급여는 구직활동하는 실업자에게 정부가 지급하는 수당이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지난 2월 7819억원, 3월 8982억원에 이어 3개월 연속 늘어나는 중이다. 일자리를 잃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직장인이 받치던 오피스텔 임차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오피스텔 월세 시장은 직장인 수요가 많은데 코로나19로 실직자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감소해 월세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오피스텔의 월세 수요가 감소하면서 매매시장도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1% 올랐다. 지난해 8월 지수가 상승전환한 이후로 상승폭이 가장 작다.
이런 가운데 입주 물량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114 집계 결과 서울에서는 이달부터 올해 12월까지 1만657실의 오피스텔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787실보다 약 9% 늘었다. 월세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 월세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그간 오피스텔 공급이 꾸준히 이어져온 점도 월세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라며 “입주가 늘어나면 월세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