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앨범을 재생하는 순간 한 해의 풍작과 만선을 기원하는 제주 굿의 세계를 맞닥뜨린다. 징, 북, 설쇠, 요령 같은 악기들이 아프리카 토속 리듬과 뒤섞여 춤을 춘다. 제주민들 한과 염원의 노래.('Wishes') 잠시 뒤 선율은 서쪽 마을 귀덕의 노을 아래로 듣는 이를 잡아 끈다. 불타 오르는, 눈물 한 바가지 쏟을 듯 벅찬 풍광.('Sunset')
각양각색의 제주를 담은 앨범은 훗날 밴드의 꿈 대로 '그래미어워즈' 라틴 부문에 오를 수 있을까.
10인조 밴드 사우스카니발이 원대한 포부를 담고 새 EP ‘Cloud9’를 오는 29일 발표한다. 2018년 정규 2집 ‘동네심방’ 이후 첫 앨범으로 총 5곡이 수록될 예정. 최근 26년 만에 정규 2집을 발표한 거장 조동익이 마스터링을, 그의 동생 조동희가 앨범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다. 타이틀곡 ‘Cloud9’에서는 에너지 넘치던 이전 스타일에서, 잔잔하지만 깊이 있는 흥을 추구하는 음악적 변화가 엿보인다.
사우스카니발은 2009년 제주에서 결성돼 스카와 라틴 음악 기반으로 출발한 월드뮤직 밴드. 강경환(보컬) 석지완(드럼) 고경현(퍼커션) 고수진(베이스) 이은경(키보드) 유진근(기타) 주예찬(색소폰) 박민철(트롬본) 양기호(트럼펫) 김기태(FX)로 구성돼 있으며 정규 앨범 2장, EP 2장, 싱글 2장 등을 발표해왔다.
밴드는 그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메인 스테이지 공연, EBS 헬로루키, 콘텐츠진흥원 K-루키즈 등에 선정돼왔다. 신명나는 퍼포먼스와 합주로 제주 포함 국내 전역에서 800회가 넘는 라이브 공연을 펼쳤다. 중국, 베트남, 미국, 러시아, 일본, 필리핀 등 해외 공연에 나서는 한국 대표 월드뮤직 밴드로 성장 중이다.
새 앨범 발표에 앞서 오는 15일 정오 조동희가 피쳐링으로 참여한 ‘그것은 사랑’을 각종 음원 사이트에 공개했다. 오는 29일 발표할 세번째 EP ‘Cloud9’의 맛보기 곡. 포크 거장 조동진, 조동익의 동생이자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의 작사가, 드라마 ‘시그널’ OST ‘행복한 사람’을 부른 싱어송라이터 조동희는 이 곡 피쳐링 외 앨범 전체 프로듀서도 맡았다.
‘그것은 사랑’은 조동희가 작사, 사우스카니발 리더 강경환이 작곡했다. 보사노바 리듬의 담담한 어쿠스틱 사운드에 강경환과 조동희의 보컬로 사랑은 '가치 있는 기적' 같은 일임을 전한다.
사우스카니발은 뉴스토마토에 “이번 앨범은 음악적 깊이를 더하는데 주력했다. 오랫동안 매일 일처럼 놀이처럼 맞춰오던 합주력이 강점이 되도록 편곡하고 녹음했다.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우리만의 사운드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퍼포먼스의 에너지를 낮춰도 얼마든지 음악적으로 흥겨울 수 있다는 것도 시도해봤다”라고 전했다.
조동희는 “이 앨범은 프로듀서로 내 첫 작품이다. 사우스카니발로부터 앨범 프로듀싱 부탁을 받고 한 달간 모든 관련 영상을 다 찾아보고 갈 방향을 고민했다. 굉장히 합이 잘 맞고 에너지가 넘치는 팀이었는데, 이번에는 보이는 것보다 들리는 음악을 만드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사우스카니발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상 가능할 경우 오는 6월20일 제주(어쿠스틱홈즈), 27일 서울(인사코트)에서 앨범 발매 쇼케이스도 가질 예정이다.
사우스카니발. 사진/최소우주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