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코로나19 맞서는 전설적 '그 공연들'…유료 골몰하는 케이팝

프레디 머큐리 추모 공연, 48시간 유튜브 중계…"코로나 기부금 마련"
워너뮤직, WHO 기금 마련 차 공연 실황 72시간 무료로
창작자 다운 방식의 라디오헤드…'시대 읽는 기획력' 아쉬운 케이팝

입력 : 2020-05-15 오후 6:37:21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영국 밴드 '퀸'의 프런트맨 프레디 머큐리(1946~1991)에게 헌정한 과거 공연이 48시간 유튜브 상에서 중계된다. 
 
14일 미국 팝 매거진 '롤링스톤' 등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1992년 4월20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머큐리 헌정 콘서트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15일 오후 2시(한국시간 16일 새벽 3시)부터 48시간 동안 유튜브로 중계된다.
 
영상이 중계되는 동안 시청자들이 기부한 금액의 두배를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달한다.
 
콘서트는 머큐리가 에이즈 합병증으로 사망한 지 몇 달 뒤 열린 콘서트다. 퀸의 다른 멤버들인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 존 디콘을 비롯 데이비드 보위, 로버트 플랜트, 조지 마이클, 엘튼 존, 메탈리카, U2 등 인기 팝스타들이 출연했다.
 
당시 약 2000만달러 상당의 공연금은 에이즈 환자를 돕는 '머큐리 피닉스 트러스트'를 출범시키는데 보탬이 됐다.
 
최근 '코로나19'에 맞서고자 과거 공연 실황 등 영상 자료를 틀어주는 흐름이 음악계에선 활발하다. 지난달 글로벌 음반사 워너뮤직은 자신들이 유통하는 세계적인 뮤지션 62팀의 공연 실황을 72시간 동안 파노라마처럼 틀어줬다. 온라인 페스티벌 ‘플레이온 페스트(PlayOn Fest)’. 콜드플레이, 브루노 마스, 앤-마리, 톤즈 앤 아이, 찰리 푸스, 그린데이 등 뮤지션들의 귀한 영상을 틀어놓은 이 기간 동안 코로나19 의료진들을 위한 기금을 모았다.
 
영국의 세계적인 밴드 라디오헤드는 창작자다운 방식으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전 세계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매주 1주일씩 과거 1시간 정도의 기존 라이브 풀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 잿빛 연기로 뒤덮인 무대들은 마치 호러 같은 지금의 팬데믹 시대를 연상케 한다. 
 
영국의 정치적 혼란 상태를 빗댄 ‘The National Anthem’, 사회의 온갖 부정을 마주한 이가 신을 향해 절규하는 마스터피스 ‘Paranoid Android’등.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해당 영상의 라이브 곡 목록들은 얼핏 아찔한 지금 시대를 관통한다.
 
그러나 최근 세계로 뻗어가는 케이팝은 이런 세계 음악계의 '투쟁 흐름'에서는 다소 비켜 서 있는 분위기다. 무관중 생중계 공연 방식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지만 '시대를 읽는 기획력' 부분에선 앞선 해외 사례들과 비교해볼 때 다소 뒤쳐져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SM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는 새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Beyond LIVE’(비욘드 라이브)를 시작했다. 스타와 팬의 실시간 댓글, 디지털 응원봉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소통에 나선다며 "디지털 콘서트 문화의 진화"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실상 여기에선 단순한 유료 콘텐츠 이외의 의미를 찾기 힘들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지난달 18~19일 유튜브 공식 채널 '방탄TV(BANGTANTV)'에서 방탄소년단의 기존 콘서트와 팬미팅 실황 영상을 내보냈다. 소속사는 '아미봉(응원봉)'을 흔들면 집콕 중 감상하더라도 색깔이 바뀌는 경험적 측면에서 새로운 온라인 공연의 가능성을 열었다고 자평했다. 다음달 14일에는 이것의 온라인 생중계 콘서트 버전으로 유료판을 진행한다. 하지만 현 케이팝의 위상을 고려해 볼 때 '현 시대의 음악과 공연의 역할'이란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엿보인다. 
 
워너뮤직이 WHO 기금 마련 차 72시간 무료로 생중계한 콜드플레이 공연 실황. 사진/유튜브 캡처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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