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한국 조선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5월에도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3개월 연속 글로벌 수주량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주게 생겼다.
19일 중국 조선·해운 전문매체 중국선박왕 등에 따르면 중국이 글로벌 수주량에서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수에즈막스(Suezmax) 급 원유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전 세계적으로 지난달 다섯째주(4월27일 기준)부터 이달 넷째주(5월17일)까지 총 45척(옵션 2척 포함)이 발주됐다.
이중 중국은 31척을 수주하며 척수 기준으로 69%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8척(옵션 2척 포함)을 가져오며 23%를 차지했다. 일본은 3척을 수주했고 미국, 노르웨이, 네덜란드도 각 1척씩 물량을 확보했다.
한국이 수주한 물량 중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 6일 유럽 선주로부터 수주한 15만8000톤급 수에즈막스 원유운반선 2척+2척이 포함됐다. 계약 규모는 1500억원 상당이다.
중국이 수주한 선박 중에는 수에즈막스 원유운반선 1척, 21만톤급 벌크선 8척 등이 포함됐다. 중국이 선가가 낮은 벌크선 위주로 수주했을 경우 선박 건조에 드는 공수(작업에 필요한 인원수를 노동시간으로 나타낸 수치), 선가와 부가가치 등이 반영된 CGT기준으로는 한국이 1위일 수 있겠지만 수주량 격차가 너무 크다.
또 한국이 이달 안에 고부가가치선 위주로 추가 수주할 경우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겠지만 당장의 수주량을 보면 사실상 중국을 앞서긴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중국에 글로벌 수주량 1위 자리를 내줄 것으로 관측된다.
수주 가뭄에 국내 조선사의 수주목표 달성률도 저조하다. 올 1분기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의 수주액은 총 21억달러 수준이다. 연간 수주목표 달성률 6%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조선업 불황이 극심했던 2016년보다 수주가뭄이 심각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6년에도 수주량이 저조했지만 당시에는 전부터 쌓인 물량이 있어 버텼다"며 "하지만 지금은 남은 일감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수주량도 저조하다. 그저 시황이 하루빨리 정상화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