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2년째 순환 무급휴직 중인 STX조선해양이 올해 1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감이 줄어드는 가운데 순환무급 휴직자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어 고민이 깊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견 조선소 STX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단 한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제대로된 수주영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수주난 속에 일감은 빠르게 줄고 있다. 현재 수주잔량은 7척으로 안정적 조업을 담보하는 기준인 2년치 일감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전경. 사진/STX조선해양
이러한 가운데 STX조선 노조는 무급휴직자 복귀을 위해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STX조선해양지회는 11일 창원시 진해구 본사에서 지회 보고대회를 열고 대표이사실과 산업은행 단장실을 점거했다.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STX조선은 지난 2018년 고정비 40% 절감, 무급순환휴직 방안 등이 담긴 노사확약서를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STX조선은 지난 2년간 250명씩 6개월 순환무급 휴직 중에 있다.
노조는 사측과 산업은행이 내달 복직 예정인 무급휴직자 관련 대안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복직 예정인 인원까지 500명이 근무할 수 있도록 현장조직 개편에 나서야 하는데 사측과 산은은 확실한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STX조선해양은 무급휴직자를 복직시키기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STX조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53억3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또 STX조선은 자체자금으로만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헤비테일(공사 막바지에 대금 60% 지급하는 방식) 방식의 결제 관행이 일반화하면서 선박 건조를 위해선 현금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런 가운데 무급휴직자가 복직하면 비용부담이 커져 조선소 운영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실적 개선은 인건비 절감 덕에 가능했다. 장윤근 STX조선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인건비와 경비추가 절감으로 지난해 자구계획 목표 715억원보다 102억원을 초과한 817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STX조선 관계자는 "회사가 정상화되고 생산물량이 많을 경우 조기복직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무급휴직 기간을 2년이라고 못박은건 아니다"라며 "무급휴직에 맞춰 경영전략을 세우는데 인력이 500명으로 늘어나면 고정비 증가로 적자로 돌아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 관계자는 "순환 무급휴직이 2년간 이어지면서 근로자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주를 많이 해서 하루빨리 복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