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캐딜락은 지난 3월16일 대형 SUV ‘XT6’를 출시했다.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의 등장 이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대형 SUV가 각광을 받으면서 캐딜락도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XT6를 내세웠다. XT6는 국내에서는 최상위 트림인 스포츠(sport) 단일 트림으로 출시됐고, 가격은 8347만원이다. 시승 구간은 서울에서 충남 서산 부근을 왕복하는 약 316km의 코스였다.
XT6는 캐딜락 SUV의 최상위모델인 ‘에스컬레이드’ 만큼은 아니었지만 웅장한 차체 크기를 자랑했다. 전장은 5050mm, 전폭은 1965mm로, 팰리세이드(4980mm·1975mm)에 비해 전장은 70mm 길고 전폭은 10mm 좁다. 차체가 크다 보니 주행할때 차량이 차선에 꽉 낀다는 느낌을 받았고 주차할 때도 다소 불편했다.
캐딜락 XT6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조수석에서 촬영한 모습.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기능이 가동된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차량에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했다. 시승 모델에는 3.6리터 V6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자동 9단 변속기가 조합됐다. 최고출력은 314마력, 최대토크는 38kg·m이다. 6기통 자연흡기에 최고출력도 높다보니 가속을 해도 안정적이면서 부드럽게 차량이 나아갔다.
간혹 터보 모델을 타면 출력을 억지로 쥐어 짠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XT6는 풍부한 힘으로 여유로운 주행이 가능했다. RPM이 갑자기 치솟거나 소음이 커지는 현상도 없어 만족스럽게 주행을 할 수 있었다.
열선 기능과 통풍 기능이 모두 적용됐고 2열에도 공조장치가 탑재됐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를 활용했는데, 운전자가 설정한 차간 거리를 차량이 상황에 따라 조절해 좀 더 편하게 운전을 할 수 있었다.
XT6의 내부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XT6의 내비게이션. 사진/김재홍 기자
햅틱 시트가 있어 차량에 위험이 감지되면 시트가 떨리면서 운전자가 위험 상황을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예전 CT6에서도 경험했지만 캐딜락 차량의 장점 중 하나는 ‘리어 카메라 미러(Rear Camera Mirror)’ 기능이다. 거울로 비친 모습이 아니라 차량 후면부에 설치된 카메라의 영상이 고화질로 보여 후방이나 후측방 상황을 파악하기가 용이했다.
계기판을 트립 모드로 설정했을 때 차량이 6기통으로 주행하면 ‘V6’이라고 표시된다. 그런데 타력 주행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2개의 실린더가 비활성화되면서 ‘V4’로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통해 연비를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
차량의 내부는 아메리칸 럭셔리차 답게 고급스러웠다. 특히 세미 아날린 가죽이 적용됐고 스티치 마감처리가 차의 고급감을 높였다.
리어 카메라 기능 모습. 뚜렷한 화면으로 더욱 안전한 운전이 가능하다. 사진/김재홍 기자
XT6의 후면부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트렁크 오른쪽 부분에 스위치가 있어 2열과 3열 좌석의 폴딩을 조작할 수 있다. 3열만 폴딩하면 트렁크 공간은 1220리터이지만 2열까지 폴딩하면 2229리터로 대폭 확대된다. 최근 유행하는 ‘차박’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3열 공간을 살펴봤는데, 기자와 같이 거구의 체형 소유자에게는 약간 불편했다. 하지만 예전에 시승했던 제네시스 GV80이나 기아자동차 쏘렌토의 3열 공간에 비해서는 확연하게 넓었다.
XT6를 타기 전에 차체가 크고 6기통 대형 SUV였기 때문에 ‘기름을 많이 소모하겠다’는 예상을 했었다. 공인연비는 8.2km/ℓ였는데 주행 후 연비는 8.3km/ℓ으로 거의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시승이었다. 다만 XT6의 가격으로는 제네시스 GV80에 옵션을 다수 포함하거나 다른 수입차 고급 SUV를 구입할 수 있는 금액대라는 점에 구입까지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XT6의 트렁크 공간은 2열과 3열을 모두 접었을 경우 2229리터로 확대된다. 사진/김재홍 기자
XT6의 3열 공간 모습. GV80이나 쏘렌토 3열보다 넓다고 느껴졌다. 사진/김재홍 기자
연비는 8.3이 나왔다. 공인 연비와 거의 동일한 수치다.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