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삼성서울병원 관련 집단감염 사례가 최소 9명 이상으로 확인됐지만 이 중 6명은 무증상 감염 상태로 역학조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방역당국은 삼성서울병원 내보다는 지역사회 감염 후 병원 내 간호사간 감염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감염원과 감염경로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23일 오전 0시 기준 삼성서울병원 관련 확진자 9명 중 4명은 수술실 간호사, 나머지 5명은 지역사회 감염 사례다. 23일 삼성서울병원과 관련해서 확진된 간호사 A씨가 다녀간 서울 서초구 소재 주점의 직원 2명, 그리고 직원의 가족 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삼성서울병원 첫 확진자는 지난 18일 발생했으며, 증상이 나타난 시기는 지난 16일로 가장 빠르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이 환자보다 먼저 감염된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서울병원 간호사 A씨는 지난 9~10일 무증상 상태로 이 주점을 찾아 지인 5명과 모임을 가졌다. 서울 서초구의 주점 ‘홀릭스’와 ‘악바리’ ‘SBS 노래방’ 등을 함께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모임에 참석했던 충남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산태안지사 여직원과 경기 안양 거주 남성 등 2명이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23일 오전 0시 기준 확진된 서초구 주점 직원의 가족은 지난 19일 증상이 발현된 후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증상자 3명 중 2명의 발현일이 나흘 차이밖에 나지 않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사진/뉴시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23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무증상이라고 해서 반드시 증상 발현일이 있는 환자보다 늦게 감염이 됐다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로서는 증상 발현일 자체가 빠르다는 의미일 뿐 그것을 감염원과 관련해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9~10일 서초구 모임에서 무증상이지만 확진자가 더 많이 나왔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감염원으로 꼽힌다. 그러나 변수가 많아 초발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권 부본부장은 “지인모임이나 강남역 인근 특정 주점 내, 또는 주점 직원, 또 다른 지인이나 강남역 인근 주점 방문객 등 감염원이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다”며 “일단은 관련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학조사가 난항을 겪으면서 접촉자 파악도 어려워졌다. 접촉자 파악과 조기 진단, 격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조용한 전파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삼성서울병원 관련 접촉자 범위를 지난 7일부터 넓혀서 적용하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 (집단감염) 감염원을 역학조사로 제거하고 있기는 하지만 코로나19의 무서운 전파속도를 모두 다 따라잡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며 역학조사에 더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