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주력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의 시장 퇴출 위기에 놓인 메디톡스가 명운이 걸린 6월을 맞이한다. 국내 품목허가 취소에 분수령이 될 식약처 재청문회와 대웅제약과의 오랜 균주출처 분쟁에 종지부를 찍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이 줄줄이 기다기고 있는 탓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다음달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메디톡신' 품목 허가취소 재청문회와 5일(현지시간) 대웅제약과의 균주출처 공방을 종식시킬 미국 ITC 예비 판결을 앞두고 있다.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력 품목의 시장 잔류 여부와 5년을 끌어온 지리한 법적 공방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사안 모두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무허가 원액 사용 및 역가 정보 조작 등의 의혹에 국내 품목허가 취소 절차에 돌입한 메디톡신(50, 100, 150단위)의 경우 일단 한숨 돌린 상태다. 당초 지난 22일 열린 청문회 이후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추가 자료 제출 등을 위해 내달 4일 재차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당초 비관적 전망이 주를 이뤘지만 품목허가 결정을 앞두고 회사 측 소명을 듣기 위한 청문회가 재차 열리는 것이 이례적인데다, 같은날 청문회에 앞서 메디톡신 잠정 제조판매 중지 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항소에서 재판부가 메디톡스 손을 들어주면서 기대감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이를 방증하듯 22일 메디톡스의 주가가 단기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식약처가 재판 결과와 허가품목 취소 여부는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품목 허가 취소가 결정된다 해도 행정소송까지 갈 가능성이 유력해 단기간 내 시장퇴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햇수로 5년째를 맞이한 대웅제약과의 균주전쟁 역시 최종장에 다다르고 있다. 메디톡스가 전 직원이 균주 및 제제 전체 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제공했다는 내용으로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미국 파트너사) ITC 제소 판결이 5일 나오기 때문이다. 오는 10월 최종 판결이 남아있지만, 예비 판결이 뒤집히는 경우가 거의 없는 만큼 양사와 시장 모두 이번 판결이 사실상 승패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보툴리눔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 허가를 먼저 취득해 입지를 다지고 있는 대웅제약과 엘러간과 이노톡스 임상 3상을 진행하며 진출을 노리는 메디톡스 모두 패배 시 적잖은 타격과 후폭풍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 품목허가 취소 여부 이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1호 보툴리눔 톡신의 시장 퇴출 여부 결정과 국산 제품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제품이 연루된 국제 분쟁이라는 점에서 두 결과 모두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국산 보툴리눔 톡신 경쟁력은 물론, 후발주자들의 사업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칠만한 결과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톡스의 주력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이 생산라인에서 출하되고 있다. 사진/메디톡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