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러시아발 대규모 쇄빙LNG선 발주가 임박했다. 조선 대형 3사가 23조원이 넘는 LNG선 계약을 따낸 가운데 또 한 번 수주 잭팟을 노린다. 저가 수주에 나선 중국 조선사가 강력한 경쟁자이긴 하지만 K조선의 기술력으로 충분히 따돌릴 것이란 전망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러시아가 야말 LNG프로젝트 후속으로 아틱(Arctic) LNG-2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국영 에너지회사 노바텍은 이 프로젝트에 투입할 쇄빙LNG선 총 25척을 발주할 계획이다. 당초 계획했던 15척에서 추가로 10척을 더 늘렸다.
쇄빙LNG선은 얼음을 깨면서 운항하는 가스운반선으로 선가가 일반 LNG선보다 1.5배 비싼 3억달러를 상회한다. 총 발주 규모는 35억달러로 예상된다.
지난해 3월 대우조선해양이 쇄빙LNG선 4척을 동시 명명하는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이번 수주전은 국내 조선사가 따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우선 삼성중공업은 1차 발주 물량 15척 중 5척을 이미 지난해 수주한 상태다. 선박은 LNG를 주 연료로 사용하고 영하 52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최대 2.1미터 두께의 얼음을 깰 수 있도록 건조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5년에는 세계 최초 쇄빙 유조선을, 2008년에는 극지용 드릴십을 수주한 바 있다. 지난해는 러시아 국영 조선사 즈베즈다조선의 기술파트너사로 삼성중공업이 선정되면서 남은 1차 물량 10척도 삼성중공업이 수주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우조선해양은 2차 물량 수주전에 가장 강력한 후보이며 중국 후동중화조선과 경합 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야말 LNG프로젝트에 투입할 쇄빙LNG선 15척을 전부 수주하며 잭팟을 터트렸다. 당시 척당 선가는 3억2000만달러로 총 48억달러에 달하는 수주고를 올렸다.
대우조선은 국내 조선사 중 유일하게 쇄빙LNG선 건조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선박이 북극해 얼음을 직접 깨고 나갈 수 있도록 선수와 선미에 일반 선박 강판보다 3배 두꺼운 70㎜ 두께의 초고강도 특수강판을 사용했다. 전후 양방향 쇄빙 운항이 가능하도록 360도 회전이 가능한 프로펠러를 달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과 실적은 수주전에서 우위에 있게 만든다. 특히 조선 빅3는 앞서 카타르발 LNG선 100척 계약을 따냈다. 이 계약이 다른 선주들의 발주 계획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후동중화조선 건조 기술력에 대해 업계에서는 의구심을 갖는 시각이 있다. 쇄빙선 건조 실적이 없을 뿐더러 아직 LNG선도 제대로 건조하지 못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2018년에는 후동중화가 건조한 LNG선이 호주에서 중국으로 운항하던 중 갑자기 엔진이 멈추는 사고를 당했다. 이 선박은 건조된지 2년만에 수리조선소에 들어가야 했다.
이렇다 보니 조선업계에선 이번 수주전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쇄빙LNG선은 선가가 높아 건조 실적이 수주전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며 "기술력 우위에 있는 국내 조선사가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