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싸이월드가 폐업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싸이월드앱 이용률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국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이름을 알린 싸이월드에 보관된 사진 등 데이터를 뒤늦게라도 보존하기 위해 이용자가 순간적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9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싸이월드 폐업 소식이 전해진 지난 3일 싸이월드 안드로이드앱의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5만4825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DAU가 1만9000~2만명 수준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DAU가 2.5배가량 증가했다. 지난 4일과 5일에도 싸이월드앱 DAU는 각각 7만1347명과 4만3389명을 기록하며 관심이 지속됐다.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는 과거 2000만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을 만큼 국민적 인기를 끈 '토종 SNS'였다. 2010년까지도 인기를 유지했지만 뒤늦은 모바일 대응과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등 해외 SNS의 등장으로 경쟁에서 밀렸다. 지난 3일 전해진 싸이월드 폐업은 사업자의 자진 폐업 신고가 아닌 세금 체납을 이유로 한 관할 세무서의 직권 폐업이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싸이월드에 이용자의 수많은 과거 데이터가 기록된 만큼 이용자들은 싸이월드 접속 오류나 서비스 종료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싸이월드앱에 접속했다. 이번 폐업 사태 이후 싸이월드앱을 신규로 설치한 기기도 1만대까지 치솟았다. 평소 2000여대 수준이던 신규 설치 기기수는 지난 3일 7051대를 기록했고, 그다음 날에는 1만429대까지 증가했다. 앞서 지난해 10월11일 발생한 싸이월드 접속 불가 사태 당시에는 싸이월드앱 DAU가 15만5657명을 기록하며 같은달 1일 기록한 6만2673명보다 2.5배 증가했다. 해당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한 모바일인덱스는 서비스 종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이용자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싸이월드는 접속은 가능하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여전히 로그인·서비스 오류를 호소하고 있다. 싸이월드 폐업 논란 이후 전재완 싸이월드 대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주무 부처에 서비스를 지속해서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싸이월드와 같은 부가통신사업자가 폐업 전에 이용자에게 통보하고 과기부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공식적인 폐업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는 싸이월드가 실제로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 평한다. 지난해 한차례 연장한 도메인이 오는 11월 만료될 예정으로 불과 5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여기에 서버 이용료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며 미숙한 서비스 운영만 이어가고 있다. 싸이월드는 KT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콜로케이션(서버 공간 임대) 고객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이용료를 체납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KT는 싸이월드에 서버 공간 임대만 할 뿐 네트워크·시스템 장비 운용 등은 싸이월드가 직접 담당하고 있다"며 "데이터 백업, 서비스 관리 권한은 모두 싸이월드에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