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전기차의 친환경성과 낮은 유지비용 등 장점이 부각되면서 보급대수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활한 전기차 보급을 위해서는 전기차 충전소가 확충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기차 보급대수는 1만1096대로 전년 동기(5608대) 대비 97.9% 증가했다. 전기차 보급대수는 2014년 1075대에 불과했지만 2015년 2907대, 2016년 5914대, 2017년 1만3826대, 2018년 3만1696대, 2019년 4만6966대로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까지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는 10만7951대이며, 올해 목표인 8만4150대가 보급되면 19만대를 돌파하게 된다.
올해는 전기트럭이 출시되면서 판매량이 더욱 상승했다. 현대자동차 ‘포터EV’는 5월까지 3203대, 기아자동차 ‘봉고EV’도 지난 1월 출시 후 1256대가 판매됐다. 수입차에서는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인 ‘모델3’가 4027대가 판매되는 등 총 4252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코나EV를 충전하는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업계 관계자는 “전기트럭의 경우 배송 목적이 대부분이어서 운행 거리가 길다”면서 “이로 인해 전기차 충전 수요가 더욱 늘어났다”고 말했다.
반면, 충전소 인프라 구축은 상대적으로 느린 상황이다. 급속 충전기 누적 보급대수는 2015년 353대에서 2016년 758대, 2017년 2002대, 2018년 3875대, 2019년 5936대로 집계됐다. 정부는 올해 급속 충전기 1500대, 완속 충전기 8000대를 구축할 계획이지만 업계에서는 급증하는 전기차 충전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발표된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 급속·완속 충전기 보급 관련 예산은 편성되지 않으면서 인프라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충전 수요 문제를 해결하려면 급속보다는 완속 충전기 확충이 보다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급속 충전기는 고용량의 전력을 공급해야 해서 50kW급이 주로 설치되며, 충전시간은 80% 충전까지 15~30분이 소요된다. 이에 비해 완속 충전기는 3~7kW 용량으로 완전충전까지 4~5시간이 걸린다.
테슬라 모델3를 충전하는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최영석 선문대학교 스마트공학부 교수는 “급속 충전은 한 번에 빨리 충전을 해야 되는 개념”이라면서 “충전기의 숫자보다는 고속도로 휴게소 등 주요 거점에 설치하는 등 위치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완속 충전은 급속에 비해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주차장 등 생활에 밀접한 곳에 위치해야 해서 완속 충전기 인프라 구축이 더욱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도 “최근 초소형 전기차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급속 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전기차 충전은 스마트폰 충전과 비슷하게 급속일 경우 배터리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