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데시비르 '뜨고', 클로로퀸 '지고'…국내 제약사 희비 교차

중앙임상위 권고에 렘데시비르 입지 굳혀…파미셀 등 관련 기업 수혜 기대

입력 : 2020-06-22 오후 3:13:4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국내 코로나19 치료옵션 최전방에 배치됨에 따라 관련 기업들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유력 후보군 경쟁 구도 속 주목도가 희미해지는 듯 보였으나, 중앙임상위원회 공식 투여 권고에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 21일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국내 코로나19 중증 환자에 렘데시비르투여를 공식 권고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자 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2월 발표된 첫 치료제 합의안에 포함됐던 클로로퀸과 칼레트라 성분은 권고 치료제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렘데시비르는 해외 주요국가에 이어 국내에서도 사실상 공식 치료제 지위를 획득하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일 렘데시비르 처방에 따른 치료기간 단축을 근거로 특례수입을 결정했으며,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중증환자에게 긴급사용허가를 승인한 바 있다. 중앙임상위는 이번 발표를 통해 렘데시비르를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5일이 원칙인 투여를 필요에 따라 10일로 연장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이번 수정안은 기존 합의안이 HIV치료제 칼레트라와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 클로로퀸이 포함됐던 것과 차이가 있다. 수정안에 따르면 칼레트라의 경우 미미한 치료 효과에 다른 약물 사용이 제한된 상황에서만 투여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극찬 속 급부상했던 클로로퀸은 권고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클로로퀸의 경우 최근 각종 부작용 우려와 미약한 치료 효과에 FDA로부터 사용 허가가 취소된 성분이다. 
 
그동안 렘데시비르를 비롯한 칼레트라, 클로로퀸 등의 기존 검증된 성분들은 유력한 치료제 후보로 급부상해 왔다. 국내를 비롯한 제약업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움직임 속 검증된 기존 허가 품목을 활용해 안정성을 높이고, 실제 환자 투여까지 걸리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국가에서도 해당 품목들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기업들의 가치 역시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렘데시비르와 관련된 국내 대표 관련사는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파미셀이 꼽힌다. 파미셀은 렘데시비르 주원료인 뉴클레오시드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진단용 및 의약용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한 상황이다. 지난 3월 렘데시비르의 첫 부상 이후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난립하는 다른 후보군 사이에서 최근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발표를 통해 사실상 렘데시비르의 독보적 지위가 확고해진 만큼 관련 수혜가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특정 치료제 후보군과 관련한 기업들의 주가가 출렁이는 모습이 반복돼 왔는데, 이번 발표를 통해 1차적 옥석가리기가 확실해진 만큼 현재 개발 중인 다른 품목들이 괄목할 성과를 내기 전까진 수혜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지난 21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지침 개정 및 권고사항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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