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미래통합당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으로부터 경제부시장직 제의를 받은 홍의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구가 처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이를 수락했다. 대구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 출신의 전직 국회의원이 경제부시장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 전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를 내려놓으려 한다"며 "권 시장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피하고 싶었다. 도망가고 싶었다. 그래서 망설이고 또 망설였다"며 "그러나 대구가 처해 있는 현실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고 수락 이유를 전했다. 대구 지역의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정치적 역할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권 시장은 15일 이승호 경제부시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뒤 본격적인 후임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 올해 5월 말 권 시장은 홍 전 의원에게 차기 경제부시장 직을 맡아줄 것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손을 잡으면서 홍 전 의원은 통합당 소속 시장 아래 민주당 출신의 첫 경제부시장 기용 사례가 됐다.
홍 전 의원은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정무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7월20일 예정된 대구시와 민주당 간 예산정책협의회에도 민주당이 아닌 대구시 경제부시장으로 여당과 협의에 나선다. 다만 홍 전 의원이 수락한 경제부시장은 정무직 1급 자리로, 민주당 당적을 포기해야 한다.
홍 전 의원은 19대 총선 때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20대 때는 무소속으로 대구 북구을에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민주당에 복귀했지만 21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당 내에서는 정파색 강하지 않은 비주류로 분류된다.
정치권에서는 야당 소속 광역시장이 여당 전직 국회의원을 경제부시장으로 영입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대구에서 첫 여야 협치의 모델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여기에 권 시장이 인적 쇄신을 위해 홍 전 의원에게 경제부시장을 제안한 만큼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홍 전 의원이) 부담도 클 것"이라며 "반면 여러 방면으로 소통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부시장 역할이 정치 활동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협치의 모델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경제부시장 자리를 제의 받은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지난 25일 대구 동구 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시당위원장 현안 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