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이 공모해 협박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도 각계 전문가와 시민의 판단을 받는다.
29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에 따라 이날 개최된 부의심의위원회는 민주언론시민연합 고발 사건을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부의하기로 의결했다.
이철 전 대표 측은 지난 25일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에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검찰청이 이 사건의 피고발인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요청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수용한 것에 대응하는 취지다.
부의심의위원회의 이날 의결에 따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현안위원회를 열고, 이번 사건의 피고발인에 대한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등을 심의·의결한다. 법조계,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 150명 이상 250명 이하로 구성된 심의위원 중 무작위로 추천된 현안위원 15명이 심의·의결에 참여한다.
민언련은 지난 4월7일 이 전 대표에게 코스닥 상장사 신라젠 수사와 관련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행위를 제보하란 압력을 행사했다면서 이 기자와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검사장)를 협박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이들에 대해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자의 변호인은 지난 14일 "법리적으로 강요미수죄가 성립될 수 없는 사안임에도 균형 있고 절제된 수사가 진행되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현 수사팀의 수사 결론을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대검에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후 대검은 19일 이 기자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요청을 수용했다.
이에 민언련은 21일 성명에서 "이번 대검찰청의 자문단 회부 결정은 그 과정과 내용, 시기가 모두 부적절하며, 법적 근거도 없는 요청을 검찰이 이례적으로 전격 수용한 의도와 배경도 매우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지난 15일 채널A 홍모 사회부장, 배모 사회부 차장, 백모 법조팀 기자 등 3명을 강요 혐의로 추가로 검찰에 고발했다. 민언련은 고발장에서 "피고발인 이 기자는 이철에 대한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관련 내용과 진행 상황, 향후 취재 계획 등 상세한 내용을 피고발인 홍 부장, 배 차장에게 모두 보고하고 있었다"며 홍 부장과 배 차장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채널A는 25일 오후 진행한 인사위원회에서 이 기자에게 해고 결정을 내렸다. 채널A는 이 기자와 함께 고발된 배 차장에게 6개월 정직, 홍 부장에게 3개월 정직, 백 기자에게 견책 처분했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3월31일 이 기자가 이철 전 대표의 지인 지모씨를 만난 자리에서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신라젠 수사에 협조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특히 4월1일 후속 보도에서는 이 기자가 신라젠 의혹과 유시민 이사장의 연관성에 대해 집착했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았다. 이 전 대표는 신라젠의 대주주였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