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상습적인 폭행·폭언에 견디다 못해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에게 팀닥터가 "숙현이를 극한으로 끌고 가 자살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 선수와 함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에서 생활한 또 다른 피해선수 A씨와 B씨 2명은 6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자신들이 당했던 신체적·정신적 피해에 대해 증언하면서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두번째 증언에 나선 피해선수 B씨는 "팀닥터가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숙현이 언니를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고까지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뿐만 아니다. B씨는 "팀닥터는 자신이 대학교수라고 말했으며, 수술을 하고 왔다는 말도 자주했을 뿐만 아니라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최 선수의 고발 접수를 받은 경주경찰서가 의도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B씨는 "경주경찰서 참고인 조사에서 담당 수사관은 최 선수가 신고한 내용이 아닌 자극적인 진술은 더 보탤 수 없다며 일부 진술을 삭제했다"고 증언했다. 또 "어떻게 처리될 것 같냐는 질문에 벌금 20~30만원에 그칠것이라고 말하면서 고소하지 않을 거면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B씨는 "혹여나 벌금형을 받게 되면 제가 운동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대회장에서 계속 가해자들을 만나고 보복이 두려워 고소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진술인 조사 이후에는 훈련을 하지 못할 정도로 불안감까지 느꼈다"고 털어놨다.
고 최숙현 선수 사건 관련 추가 피해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팀 내 가혹행위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