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야구는 국내 프로 스포츠 중 최고 인기 종목이다.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골수 팬이 많다. 야구 게임 시장도 경쟁이 뜨겁다. 게임으로도 야구를 즐기고 싶어하는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넷마블앤파크가 개발하고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PC 야구게임 '마구마구'는 지난 2006년 출시된 후 15년째 지속되고 있는 장수 게임이다. 최근 마구마구가 모바일 버전으로 다시 태어났다. PC로 마구마구를 즐기던 오래된 사용자들과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까지 타깃으로 한 모바일 야구 게임이다. '마구마구 2020 모바일'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이찬호 넷마블앤파크 PD를 최근 서울 구로구 넷마블 사옥에서 만났다.
이찬호 넷마블앤파크 '마구마구 2020 모바일' PD가 서울 구로구 넷마블 사옥에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넷마블
마구마구·프리스타일 즐기던 스포츠 게임광…"직접 게임 만들어보기도"
이 PD는 게임광이다. 학창시절 삼국지와 대항해시대 등 역사시뮬레이션물로 게임을 시작했다. 리니지와 바람의나라 등 대표적인 인기작도 섭렵했다. 하지만 가장 좋아한 게임 장르는 스포츠였다. 야구 게임인 마구마구 PC 버전과 대표 농구게임 프리스타일 등을 즐겼다. 스포츠 게임을 즐기다 직접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프로그래밍 서적을 찾아 예제 코드를 따라 입력하며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대학에서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넷마블앤파크의 전신인 애니파크에 입사했다. 애니파크는 지난 2005년 넷마블에 인수된 후 2014년 넷마블앤파크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PD는 야구 게임 '마구더리얼' 프로젝트의 초창기 개발에 투입됐다. '마구마구 라이브' 게임의 개발에도 참여했다. 축구와 당구 게임 프로젝트도 경험했다. 지난해 마구마구 PC 버전 라이브 서비스 PD로 근무하다 마구마구 2020 모바일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게임의 큰 방향성을 설정하고 이끌어가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마구마구 2020 모바일은 PC 게임을 모바일 버전으로 전환한 게임이다. PC 사용자들은 키보드로 게임을 즐겼다. 사용자가 게임을 조작할 수 있는 범위가 스마트폰보다 넓다. 콘텐츠도 PC가 모바일보다 많고 복잡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PC 버전의 콘텐츠 중 어떤 것을 살릴지 선택해야 한다. 특히 캐주얼 게임은 모바일 환경에서 PC보다 짧게 게임 시간을 설계해야 한다. 캐주얼 게임 사용자들은 모바일 환경에서 짧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버려야 할 것과 강조해야 할 것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게임 내적 분석 외에 외적 분석도 필요하다. 이 PD는 최근 어떤 게임이 인기가 있는지, 그 게임이 사랑받는 요인을 우리 게임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분석 능력을 PD가 갖춰야 할 전문성으로 꼽았다. 분석을 통해 게임의 방향성이 정해졌다면 이를 팀원들과 윗선을 설득시켜야 한다. 게임의 방향성이 왜 이렇게 정해졌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동료들과 상사들이 믿고 따라줄 수 있다. PD에게 소통 능력도 필요한 이유다.
이 PD는 게임 회사에 입사하고 싶어하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소통 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학교와 달리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소통하며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며 "자신의 직군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능력은 기본적으로 갖추되 작은 프로젝트부터라도 경험을 하며 협업과 소통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찬호 넷마블앤파크 '마구마구 2020 모바일' PD가 서울 구로구 넷마블 사옥에서 마구마구 피규어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넷마블
마구마구 IP의 부활…"최장수 모바일 야구 게임 목표"
마구마구 2020 모바일은 지난 8일 출시 후 약 3주가 흘렀다. 이 PD는 기대 이상의 초반 사용자들의 반응을 확인했다. 오래된 IP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사용자들의 반응이 뜨겁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마구마구를 즐기는 팬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게임 매출 순위는 앱스토어 4위, 구글 플레이스토어 9위까지 올라갔다. 이 PD는 "처음에는 무조건 사용자를 많이 모으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는 달성했다"며 "돈을 많이 안써도 즐길 수 있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마구마구 모바일 버전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기존 PC 버전과 연동할 계획은 아직 없다. PC 버전은 PC 버전대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5년째 이어지고 있는 장수게임이다보니 누적 가입자가 1100만명이나 된다. 이 PD는 "마구마구 IP를 지켜나가려면 PC에 소홀할 수 없다"며 "PC 버전에선 기존보다 실험적이거나 사용자들이 원했지만 아직 못해본 것들을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마구마구 2020 모바일은 올해 시즌에서 뛰는 선수들의 실제 능력치를 반영하는 라이브 카드를 선보였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용자가 많다보니 실제 데이터를 들고 오기도 한다. 선수의 실제 데이터와 게임상 캐릭터의 능력치가 맞지 않다고 지적하는 열혈 사용자들이다. 이 PD는 "이러한 충성 사용자들을 지키고 신규 사용자들을 유입해 최장수 모바일 야구게임으로 마구마구 2020 모바일을 키워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마구마구 2020 모바일 게임 화면. 사진/넷마블
마구마구 2020 모바일 게임 화면. 사진/넷마블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