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추락은 반등 가능성을 시사한다. 과거 주택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던
동부건설(005960)은 한때 재무 위기를 맞으며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법정관리를 마치고 허상희 대표이사 사장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부활하고 있다.
허 대표는 동부건설을 올해 시공능력평가 21위에 안착시켰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36위를 기록하다가 15계단 급상승했다. 시공능력평가는 국토교통부가 해마다 전국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일종의 건설사 순위다. 최근 3년치의 공사실적과 경영상태, 기술능력 등을 집계한다.
순위 상승은 동부건설에는 의미가 크다. 법정관리 이후 개선된 경영 상태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동부건설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주택 시장의 강자로 위상을 올렸다. 건설사들이 진입하려고 기를 쓰는 강남구에 아파트를 세웠고 이촌동, 흑석동, 종로구 등 서울 주요 지역에도 진출했다. 2001년에는 시공능력평가 9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동부건설은 그룹이 경영 악화로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2015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16년 6월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 후, 같은 해 10월 법정관리를 마치면서 재기에 나섰다.
회복에 나선 동부건설은 2017년 연결기준 매출 7015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영업이익은 256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5%가 채 되지 않은 3.6%에 그쳤다. 2018년 들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제자리걸음이었다.
회복세는 허 대표가 임기를 시작한 지난해부터 속도가 붙었다. 허 대표는 2019년 목표로 매출 1조636억원, 영업이익 540억원 달성을 세웠다. 실적은 목표를 상회했다. 연결기준 매출 1조1554억원, 영업이익 555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도 4.8%로 개선됐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3015억원, 영업이익 170억원으로 영업이익률 5.6%를 찍었다. 1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법정관리를 끝낸 이후 가장 높다.
수주잔고도 늘었다. 1분기말 기준 3조8166억원이다. 2017년 2조4589억원, 2018년 3조866억원 등 꾸준히 늘었다.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재무상황도 나쁘지 않다. 유동부채 대비 유동자산 규모인 유동비율은 157%다. 유동자산이 유동부채보다 더 많다. 자본 대비 부채를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109%다. 회사 자본이 부채보다 적다는 뜻이다. 다만 건설은 산업 특성상 부채가 많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200%보다 낮으면 양호하다고 본다.
연간 손익 전망치는 지난해 실적보다 높다. 증권가는 동부건설이 올해 매출액 1조2699억원, 영업이익 736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사업 위주인 덕에 코로나19 영향은 비교적 적을 것으로 보인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