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번 주 핵심 피의자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재판에 넘긴다. 다만 이 사건의 또 다른 피의자인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대해서는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이동재 전 기자의 구속 기간 만료일인 오는 5일 전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다. 이번 의혹이 제기된 지 약 4달 만이다.
이 전 기자는 한동훈 검사장과 함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에게 코스닥 상장사 신라젠 수사와 관련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행위를 제보하란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4월7일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를 협박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해 왔으며, 지난달 17일 이 전 기자를 구속했다. 법원은 영장심사 결과 "피의자가 특정한 취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검찰 고위직과 연결해 피해자를 협박하려 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자료들이 있다"면서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 전 기자와의 공모관계를 의심받는 한 검사장에 대해서는 소환 거부 등으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전 기자가 기소되면서 드러날 구체적 공소사실에 한 검사장의 관여 여부가 포함될지도 주목된다.
검찰은 애초 성명 불상의 검사로 고발된 한 검사장을 피의자로 특정해 6월16일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지난달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달 29일 추가 소환을 통보했지만, 한 검사장은 일정을 재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검사장 측은 "서울중앙지검 핵심 간부가 한 검사장을 허위로 음해하는 KBS 보도에 직접 관여했고, 수사팀의 수사 자료를 본 것으로 내외에서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수사팀이 이와 무관하다는 최소한의 합리적인 설명을 해줄 것을 요청하고, 그 후 출석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민언련 관계자는 "정상적인 절차를 위해 협조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법 집행을 거부하면서 수사를 지속해서 방해하고 있다"면서 한 검사장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사 과정에서 일일이 여론을 활용해 과도한 자기방어를 펼치고 있다"며 "검사장의 지위를 활용한 일종의 특권"이라고 지적했다.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압수수색영장 집행 과정에서 일어난 물리적 충돌에 대한 서울고검의 감찰이 진행되는 것도 이번 수사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고검은 지난달 30일 사실 확인 절차로 한 검사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9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USIM 카드)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지만, 이 과정에서 정진웅 형사1부장검사와 한 검사장 사이에 몸싸움이 발생했다.
한 검사장은 같은 날 독직폭행 혐의로 정 부장검사를 서울고검에 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했다. 서울고검은 우선 감찰 사건으로 이번 사안을 확인하고 있다. 서울고검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번 사건에 관해 보고받지 않기로 결정된 상황을 고려해 직접 감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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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꼽히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