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한달여간의 침묵을 깬 윤석열 검찰총장이 "구속이 곧 범죄자에 대한 처벌이자 수사의 성과라는 잘못된 인식을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염두에 둔 말로 풀이된다.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뉴시스
윤 총장은 3일 오후 4시30분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임 검사들의 신고식에서 "여러분에게 제일 강조하고 싶은 두 가지는 불구속 수사 원칙의 철저 준수와 공판 중심의 수사구조 개편"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총장은 "인신구속은 형사법의 정상적인 집행과 사회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극히 예외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면서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를 대단히 어렵게 하므로 절대적으로 자제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방어권 보장과 구속의 절제가 인권 중심 수사의 요체"라고 강조하고 "검찰이 강제수사라는 무기를 이용하여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검찰 내 선후배간 결재 시스템은 명령과 복종이 아니라 설득과 소통의 과정"이라는 말도 했다. 윤 총장은 "선배들의 지도를 받아 배우면서도 늘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개진하고 선배들의 의견도 경청해야 한다"면서 "열린 자세로 소통하고 설득하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검사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설득"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동료와 상급자에게 설득해 검찰 조직의 의사가 되게 하고, 법원을 설득해 국가의 의사가 되게 하며, 그 과정에서 수사대상자와 국민을 설득해 공감과 보편적 정당성을 얻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총장은 이어 "어찌 보면 검사의 업무는 끊임없는 설득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 점을 꼭 명심해 주기 바란다"고 신임검사들에게 당부했다.
아울러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달라"고 주문했다.
윤 총장은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추 장관으로부터 간접적으로 수사 전권을 부여받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갈등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한달간 대면 주례보고는 모두 서면으로 대체됐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