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 서울 은평구에 사는 전업주부 박모(34)씨는 최근 들어 장보기가 겁이 난다. 코로나19 여파로 남편이 운영 중인 사업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장바구니 물가까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유례없이 길어진 장마에 농산물 출하량이 줄면서 채소 가격은 그야말로 급등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 상승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서민 물가 부담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청상추와 시금치, 호박, 대파 등 주요 채소류 가격은 1개월 전 보다 최대 107%(최소 70%) 가까이 급등했다. 청상추의 경우 4㎏당 도매가격은 5만9940원으로 1개월 전(2만8916원)에 비해 107% 올랐다.
같은 기간 시금치는 4㎏당 2만1872원에서 4만2900원으로 96% 뛰었다. 또 호박·애호박은 20개당 1만8644원에서 3만7520원으로 101%, 대파는 1㎏ 1827원에서 3142원으로 71% 올랐다.
대형마트 가격도 지난달 말부터 줄줄이 오름세다. 이마트의 손질 배추 1개 판매가격은 3980원(6일 기준)으로 2주 전 3300원보다 21% 올랐다. 지난달 초 2200원이었던 논산 양촌 상추 200g 판매가도 2980원으로 한 달 만에 35%나 뛰었다. 무 1개 가격도 같은 기간 1500원에서 1680원으로 상승했다.
홈플러스도 지난달 23일 기준 3490원이었던 배추 1포기 가격이 1주일 만에 3980원으로 오르더니 이달 6일 4290원까지 상승했다. 청상추 1봉지는 지난달 23일 2990원에서 이달 6일 3990원으로 2주 만에 33% 뛰었다. 적상추 1봉지와 양배추 1통 가격도 같은 기간 2990원에서 3490원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정부도 농산물 가격 상승에 대응할 수급안정조치를 고민 중이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집중호우 피해 긴급점검회의에서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배추 등 주요 농산물의 가격 안정을 위해 농림부 등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비축물량 탄력방출 등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소비자물가는 장마·태풍 등 기후여건과 코로나19에 따라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47일째 이어진 장마로 채소값 올라 서민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표/뉴스토마토.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