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기안84(김희민)의 웹툰 ‘복학왕’이 여혐 논란에 휩싸이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해당 웹툰 연재를 중단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 연재 중지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청원글은 하루 만인 13일 5만50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청원인은 지난 11일 네이버에 공개된 웹툰 ‘복학왕-광어인간’의 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그는 “웹툰 중 주인공 여자가 본인보다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대기업 팀장과 성관계를 해 대기업에 입사한다는 말도 안되는 내용을 희화화한 장면을 보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작가는 TV 출연으로 이름도 꽤나 알려진 작가이고, 네이버 웹툰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인기 있는 작가다. 인기가 있는 만큼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이 볼 것이라 생각이 든다. 여자는 성관계를 해 취업을 한다는 내용이 사회를 풍자하는 것이라는 댓글이 수두룩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전부터 논란이 꾸준히 있었던 작가이고 이번 회차는 그 논란을 뛰어넘을 만큼 심각하다”며 “부디 웹툰 작가로서의 정체성과 의식을 가지고 웹툰을 그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웹툰 작가 기안84. 사진/뉴시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그동안 너무나 많은 약자 혐오와 독자들을 배려하지 않는 표현이 이어져왔다. 이러니까 작가의 의도에 대한 의구심과 작가로서의 능력을 의심받는 거 아닌가”라며 기안84의 이 같은 논란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여성 회원이 대다수인 커뮤니티에서는 “사회 풍자는 기득권층처럼 강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며 “불쾌하다”, “평소에 여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인다”고 비판하는 게시글과 댓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반면 해당 웹툰 장면을 여성 혐오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만화는 만화일 뿐”이라며 “그런 논리라면 막장드라마는 어떻게 보겠나”고 기안84를 옹호했다.
또 “국민청원까지 올라갈 문제는 아니다”, “이런 이슈를 일으킨 건 기안 84의 잘못이지만 이런 걸 청와대가 개입해서 웹툰 연재 중지하라는 거 너무 웃기지 않나” 등 국민청원은 지나치게 과도한 반응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네이버웹툰은 내용을 수정, 삭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웹툰 매니지먼트 측은 “작가님들의 창작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네이버웹툰 플랫폼에서 연재되는 작품의 영향력이 계속해서 커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작가들에게 환기하고 작품에 대해서도 계속 긴밀하게 소통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