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코로나19로 선박 인도 지연사태를 겪은 조선업계가 한숨 돌렸다. 선주들의 대금 지급 및 선원 입국 관련 문제가 점차 해소되면서 업계에서는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이다.
17일 조선해양플랜트협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선박인도 지연 사태가 점차 해소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국내 조선사가 코로나19 사태로 인도하지 못한 선박은 총 13척으로 집계된 바 있다. 당시 미인도에 따른 미수예상금액은 약 11억1000만달러로 추정됐었다. 약 4개월이 지난 현재는 인도 지연 척수가 한자릿수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로 선박 인도 지연사태를 겪은 조선업계가 한숨 돌렸다. 사진/뉴시스
당초 상반기만 하더라도 선박 인도 지연 사태가 심각했다. 금융시장이 일시적으로 경색되면서 선주들이 건조 대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설령 건조대금 지급에 문제가 없었어도 선주는 코로나19로 해상 물동량 약세가 지속되자 신조선 인수에 부담을 느꼈다. 결국 선주는 인도 시기가 2~3달 가량 지났음에도 선박을 인수하지 못했다.
또 외국인 선원이나 기자재 엔지니어가 입국하지 못해 시운전 일정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시운전은 선박 건조후 기능 및 성능을 최종 점검하는 절차다. 선박에 따라 짧게는 몇주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는데 해외에서 시운전 관련 인력들이 들어오지 못하면서 인도가 밀리기도 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선박에 외국산 기자재를 설치할 경우 외국에서 엔지니어가 들어와야 시운전할 수 있다"며 "입국한다고 해도 2주간 자가격리해야 하면서 공정상 혼선이 생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는 선박 대금 수령 시기도 밀릴 수 밖에 없었다. 통상 조선사는 선박을 인도하면 건조 대금 60% 가량을 받는 헤비테일(Heavy tail)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인도가 지연되면 고정비 부담은 고스란히 조선사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인도 지연 사태는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인도 지연 기간이 한달 이내로 줄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도지연 사태는 국내 조선사들의 문제가 아닌 코로나에 따른 외부환경 요인으로 발생한 것"이라며 "경색된 금융시장이 점차 해소되면서 선주들도 대금지급에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선원들의 입국도 이전보다 원활하다"고 전했다.
이어 "올 겨울에 2차 팬데믹 발생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상반기만큼 인도 지연에 따른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