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이 일면서 제주 노선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였던 국내선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 수가 이전처럼 폭증하면 국내선은 물론 국제선 회복의 꿈도 더욱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 방영당국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46명으로 5일 연속 세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자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스포츠 행사는 다시 무관중으로 치러야 하고 실내 50인 이상 모임이나 집합도 금지된다.
코로나19 확진세가 주춤하면서 활성화됐던 국내 여행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선 수익 창출이 어려워 국내선을 경쟁적으로 증편했던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 11일 김포공항이 국내선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일한 숨구멍"…제주 노선, 회복세 꺾이나
국제선이 막히면서 국내 대형항공사(FSC)들은 화물기 운항으로 수익 극대화를 꾀했지만 LCC들은 제주, 부산 등 여행 수요가 있는 일부 국내선을 중심으로 살림을 꾸려왔다.
특히 국내 인기 여행지인 제주 노선은 증편 경쟁이 이어지면서 운항 편수와 방문객 수를 예년 수준으로 회복 중이었다. 한국공항공사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제주공항 국내선 이용객 수는 200만1761명으로 지난 1월 이후 6개월 만에 200만명대를 회복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4월에는 100만명 안팎을 기록하며 이용객 수가 급감했는데 5월부터 감소폭이 줄며 100만명 중·후반대를 기록하다가 여름 휴가철까지 겹치면서 200만명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늘자 항공기 운항 편수도 많아졌다. 광복절 황금연휴였던 지난 14~17일 제주공항을 오간 국내선 항공 편수는 1928편으로 전주 7~10일 1837편보다 4.7%가량 늘었다. 2000편이 넘었던 전년 광복절 연휴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지만 코로나19가 잦아들면 곧 평소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LCC들도 제주 노선 증편에 나섰다.
진에어(272450)는 지난달 말부터 제주~울산 노선을 신규 취항했고 부정기편으로 운항했던 제주~여수 노선도 정기편으로 전환했다. 에어서울과
에어부산(298690)도 증편에 나섰는데 다시 승객 감소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 LCC 관계자는 "코로나19 재유행에 제주 노선을 중심으로 다시 국내선 수요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7~8월 성수기가 끝나는 마당에 여행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까지 형성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선 승객 감소로 텅 빈 인천국제공항. 사진/뉴시스
더 멀어진 국제선 회복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 국내선 위주로 영업했던 LCC들의 타격이 당장은 크겠지만 장기적으로 FSC들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FSC들은 화물기 운영으로 2분기 흑자를 내긴 했지만 국제선을 회복하지 못하면 앞으로 적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항공사들은 국제선의 95% 이상을 멈춘 상황으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입국 제한 조치 때문에 좀처럼 승객이 늘지 않고 있다. 하루 평균 20만명이 드나들었던 인천공항 이용객 수도 1만명을 넘기가 힘든 수준이다.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지난 3월 1만명 이하로 떨어진 후 최근 한국에 대한 입국 절차를 완화하는 국가가 늘면서 1만명을 겨우 넘어서는 추세였다.
하지만 확진자가 늘면서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을 다시 강화하는 국가가 늘어날 수 있어 항공사들은 다시 긴장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정부 조치인 입국자 2주 자가격리 제한도 더욱 길어질 것으로 예상돼 항공사들의 국제선 재개의 꿈은 더 멀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여객 수요가 급감한 데다 외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으로 국내 항공사들은 환승 수요까지 타격을 입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20일부터 최근 14일 이내 필리핀과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 출발한 승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직항을 운항하는 필리핀 환승 수요가 줄자 항공사들은 최근 이 제도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이 또한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