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기독교계를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종교계는 전체 교회 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9일 0시 기준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3275명이 검사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56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사랑제일교회에서는 지난 1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다른 교회, 가정 등을 통한 n차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성북구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지난 15일 광복절 이 교회 교인들이 대거 참가한 서울 광화문 대규모 집회에 다수의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지역감염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이들 사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 집회에서 연설을 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도 1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일부 교인이 검사에 불응하고 연락을 두절하는 등 방역당국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확진 판정을 받은 교인이 잇따라 도주·탈출하며 지역사회가 감염 공포에 휩싸이기도 했다.
앞서 사랑제일교회 관계자가 교인에게 광화문 집회 참가 전에는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설득하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이같이 교회를 중심으로 방역당국의 노력을 무력화시키는 행위가 연이어 발생하자 국민들은 분노했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대한민국 유사이래 최대의 민폐 종교”, “이제 교회 다닌다고 하면 거부감 생긴다”, “교회 다니는 사람은 믿고 거른다” 등 사랑제일교회를 향한 비판을 넘어 기독교계 전반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반면 일각에서는 기독교에 대한 무조건적인 배척과 혐오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예배하는 교회도 많다”며 “일부의 잘못으로 종교계 자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건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사진/뉴시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중심에 교회가 있음을 참담한 심정으로 인정한다”며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깊은 사죄의 뜻을 밝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궤변을 늘어놓으며 극단적 정치 행동을 이어가는 전광훈씨의 행동은 법에 의해 판단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CCK는 “지금 교회가 잃어버린 사회적 신뢰를 단기간에 회복하는 것은 무리”라며 “모든 형제자매 교회에게 다시 한 번 교회의 방역 체계를 점검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교회가 실천해야 할 책무를 준비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