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벌크선운임지수(BDI)가 반등하면서 시황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벌크선 시황 회복이 더디게 나타날 것이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3일 블롬버그에 따르면 BDI는 지난 19일 기준 1568로 집계됐다. BDI는 해운 경기선행지표로 통하는데, 지수가 높을 수록 해운경기가 호황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BDI는 지난 7월6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1956을 기록했다. 연 평균치 860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연초 976로 시작해 한때 393까지 미끌어지기도 했다. 최고점을 찍은 BDI는 줄곧 하락세를 보였고 7월28일 1264로 떨어진 후에야 2주간의 하락세를 멈췄다. 재차 반등하며 이달 6일 1500로 진입한 뒤 19일까지 15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벌크선운임지수(BDI)가 반등하면서 시황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관련업계는 중국발 철광석 수요 증가에 힘입어 BDI가 반등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많이 올라갔다. 철광석 재고 확보를 위해 계속해서 수입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이 증가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전달보다 11% 증가한 1억1264만톤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8703만톤으로 급감한 후 수입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철광석 항만 재고량은 1억1092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직 시황이 안정권에 들어섰다고 보긴 어렵다. BDI가 150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작년 동기 대비 26.35% 감소한 상황이다. 통상 벌크선 시황은 겨울철을 앞둔 3분기가 성수기인데, 올해는 '시즌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은 모양새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점은 BDI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에 선대 구조조정이 활발히 추진됐기 때문이다. 영국 선박가치평가기관 베셀밸류(VesselsValue)에 따르면 상반기 벌크선 폐선량은 2018년 29척, 2019년 40척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61척으로 더 늘었다.
특히 상반기에 코로나19 사태로 폐선 처리 조선소들이 한두 달 가량 가동을 중단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예년에 비해 매우 많은 선박이 해체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벌크선 폐선량이 늘어나는 등 운임 상승에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며 "중국이 돈을 풀면서 석탁, 철광석 수입을 늘리고 있어 BDI가 좀더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