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 복무 당시 병가와 관련한 논란에 보좌관이 연루된 것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수사를 의뢰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3일 추미애 장관의 보좌관이 서씨의 부대에 연락했다는 의혹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해 달라고 대검찰청에 요청했다.
이종배 법세련 대표는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관계와 법리검토를 한 결과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아들 휴가 연장 관련 전화를 하도록 지시는지에 대해 지시했을 가능성이 강하게 추정되지만, 사실확인을 더 할 필요가 있어 고발이 아닌 수사 의뢰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 장관 아들 병가 연장과 관련해 추 장관의 지시 없이 보좌관이 자의적으로 부대에 전화해 서모씨 휴가 연장을 문의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이므로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부대에 전화해 아들 병가 연장 문의 또는 요청할 것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따라서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병가 연장 관련 전화를 하도록 지시했다면 직권을 남용해 불법하게 행사한 것이고, 보좌관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에 해당해 직권남용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출신인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지난 1일 배포한 국회 국방위원회 질의자료를 통해 당시 서씨의 병가 관련 군 관계자 A씨로부터 "추미애 의원 보좌관이라고 밝힌 사람이 전화로 '서 일병(서씨)의 병가가 곧 종료되는데, 통원과 입원이 아닌 집에서 쉬면서 회복하려고 하는데 병가 처리(연장)가 되느냐'고 문의해 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같은 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보좌관에게 이렇게 전화하라고 지시한 건 사실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보좌관이 뭐하러 그런 사적인 일에 지시를 받고 하겠나"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휴가 논란에 대해 서씨의 변호인단은 지난 2일 "서씨는 병가 규정에 따라 국군 양주병원에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아 병가를 신청했고, 병가 신청에 필요한 서류 일체를 모두 제출했다"며 "또 2차 병가에 있어서도 병가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삼성서울병원에서 발급받아 제출했기 때문에 병가와 관련해서 서씨가 해야 할 의무는 모두 했다"고 반박했다.
또 "언론 보도에 의하면 군 관계자가 1·2차 병가에 관한 기록은 누락됐으나, 병가를 위한 서씨 면담 관련 기록은 연대 통합행정시스템에 입력돼 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며 "연대 통합행정시스템 입력 내용을 확인하면 병가의 근거가 되는 기록이 있다고 추정되므로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 부분이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추 장관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든 부대에 복귀하라는 얘기를 했는데, 20분~30분 뒤 이름을 모르는 대위가 찾아와 추 장관 아들의 휴가 연장 처리를 지시했다"는 당직 사병 A씨의 주장을 담은 보도에 대해서는 "모든 상황은 허위 사실"이라며 "전형적으로 떠도는 근거 없는 이야기를 마치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처럼 만들어 옮기는 'n차 정보원'의 전형적인 예인데, 이러한 허위 주장에 대해 일부 언론은 직접 관계자로부터 최소한의 확인 절차 없이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병가 기간 만료일인 2017년 6월23일 당직 사병이 아니었다"며 "당일 당직 사병은 A씨가 아닌 제3자였고, 서씨는 이날 A씨와 통화한 사실조차 없다. 당시 A씨는 서모씨와 근무팀도 다르고 서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였다"고 부연했다. 이어 "또 A씨가 당직을 섰다고 주장하는 25일(일요일)은 이미 서씨의 휴가가 처리돼 휴가 중이었기 때문에 당직 사병과 통화할 일도 없었고, 당직 사병이라고 주장하는 A씨와 통화를 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지난 1월 서씨의 휴가 의혹과 관련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추 장관을 대검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덕곤)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병역 시절 병가, 연가 사용과 관련한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