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변호인단 대거 교체…법관 출신 김앤장 변호사들로 재편성

화우·세종도 '2라운드'에…서울중앙지검 특별공판2팀과 법정 싸움

입력 : 2020-09-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 부정승계 의혹' 사건을 검찰 수사 단계부터 도맡아왔던 변호인단이 대거 사임했다. 변호인단은 판사 출신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 중 경영권 승계 자문을 담당한 김앤장법률사무소(김앤장)이 주축이 돼 공판을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동·이동열·한승 등 줄줄이 사임
 
6일 법원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특수통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과 이동열 전 서울서부지검장, 기획통 출신의 김희관 전 광주고검장, 구속영장심사 단계에서 합류했던 한승 전 전주지법원장이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5-21부(재판장 임정엽)에 지난 4일 사임서를 제출했다. 법무법인 다전의 홍기채 변호사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출신 법무법인 엠의 김형욱 변호사도 변호인 사임계를 냈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의 경우 검사 출신의 변호사들이 수사단계까지 맡고 재판부터는 법관 출신으로 변호인단을 꾸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불법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이 법원으로 넘어가면서 이 부회장 측은 새로운 변호인단을 꾸리고 있다. 사진은 이 부회장이 지난 7월6일 경기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위치한 C랩 갤러리를 찾아 사내 스타트업들의 제품과 기술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김앤장 변호사들은 남아…전관 출신 6명
 
이날 현재 이 부회장의 변호인 명단에는 대형로펌 중 김앤장 변호사 10명의 이름이 올라 있다. 10명 중 전관 변호사가 6명, 비전관 일반 변호사가 4명이다. 전관 변호사 6명 중에서는 5명이 법관 출신이며 대다수가 서울고법이나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들 가운데 가장 선임격인 이준명 변호사(사법연수원 20기)는 23년간의 검사생활을 마친 이후 2013년 김앤장에 합류해 기업 형사사건을 맡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배임·횡령 혐의 사건을 맡아 구속영장기각을 이끌어냈다.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때도 신 회장의 변호인단으로 나섰다. 
 
서울지법에서 판사를 시작한 안정호 변호사(21기)는 법원행정처 인사담당관,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인천지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사법등기 국장 등을 거쳤다. 안 변호사 역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및 조세포탈 사건과 조석래 효성 회장의 조세포탈 및 분식회계 사건, 호텔롯데와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간 손해배상 소송 등 대기업 총수와 관련된 사건을 주로 담당해왔다. 
 
김유진 변호사(22기)도 서울지법에서 시작해 춘천지법 판사,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서울고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했다. 김앤장에 합류한 이후 조성진 전 LG전자 사장의 '삼성세탁기 파손' 사건을 승소로 이끌었고 국정농단 사건에서는 신 회장의 변호를 맡았다.
 
김현보 변호사(27기)는 서울지법 판사, 광주지법 판사, 서울남부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등을 거쳐 지난 2018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등기심의관으로 근무했다. 김 변호사는 법관 시절 다년간 서울고법 행정부를 맡았고 사법연수원 교수 시절 민사분쟁과 상속분야를 강의했다. 김앤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한 '고의 분식회계 의혹' 관련 행정소송을 맡고 있다.
 
신우진(27기)·장종철 변호사(33기)도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 변호사는 서울지법, 서울지법 서부지원, 청주지법 제천지원을 거쳐 2008년부터 12년간 김앤장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명시 심리재판을 맡은 바 있다. 장 변호사는 수원지법과 서울행정법원에서 판사로 일한 기업형사·화이트칼라 범죄 전문가다. 
 
법무법인 화우·세종도 재판에 합류
 
수사 단계부터 해당 사건 변호인단에 합류했던 법무법인 화우도 공판에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우는 삼성물산에 10년 이상 법률 자문을 지원해 온 파트너 로펌이다. 수사 단계에서는 김신 전 삼성물산 대표의 변호를 맡았다. 
 
법무법인 세종은 새로이 변호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재판부에 지난 4일 선임신고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재판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세종은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변호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별공판2팀…'특수통' 김영철 부장이 팀장으로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이 법정에서 마주할 상대는 서울중앙지검 특별공판2팀이다. 경제범죄형사부 중 이복현(32기) 부장과 최재훈(34기) 부부장은 검찰 중간간부 인사로 전출됐지만, 나머지 경제범죄형사부 검사 8명 전원이 특별공판2팀에 배속됐다. 김영철(33기) 의정부지검 형사4부장이 맡았다. 증권범죄합동수사단과 대검 중수부 검찰연구관에 몸담아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불린다. 2016년 국정농단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윤석열 검찰총장 등과 함께 일하기도 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왕해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