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몰리는 공모주펀드…품귀현상까지

올들어 1조원 유입…평균 수익률도 5%
IPO투자 열풍에 운용사들 속도조절 나서

입력 : 2020-09-13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SK바이오팜(326030)카카오게임즈(293490) 등 기업공개(IPO)시장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우량 공모주를 담는 공모주펀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수익률 관리를 위해 잠정적으로 판매 중단하면서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113개 공모주펀드의 설정액은 3조195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공모주 펀드에는 1조646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14조1469억원)와 채권형(-1조8961억원), 해외주식형펀드(-3094억원)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7월 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 빅히트까지 공모주 대어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IPO투자 열기가 달아오른데 따른 영향을 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일부 공모주펀드의 경우 우선배정 제도로 투자금 대비 공모주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공모주 투자대안으로도 떠올랐다.
 
투자성과도 준수하다. 연초 이후 공모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00%로 집계됐다.
 
개별 펀드별(대표 클래스 기준)로는 에셋원자산운용의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종류A’가 31.34%로 가장 우수했다. 해당 펀드는 코스닥상장 중소· 중견기업의 신주 및 구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공모주 우선배정을 통해 수익을 추구한다.
 
이어 우리글로벌IPO뉴스탁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lassA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28.15%로 나타났으며 하나UBS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ClassA와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A도 각각 27.51%, 24.5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가 상장하면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모주펀드의 평균 주식 편입비중은 8~12% 수준으로 올들어 IPO가 활성화되면서 공모주펀드 수익률도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등 IPO 대어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당분간 공모주펀드 수익률은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소프트 클로징(판매 일시중단)을 하는 운용사가 많아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공모주 투자 열풍에도 자산운용사들은 속도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이 주어지는 하이일드채권 물량이 부족한데다 기존 투자자에 대한 수익률을 관리해야할 필요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흥국자산운용의 경우 지난달 소프트 클로징한 ‘흥국공모주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 판매를 11일 재개할 방침이었지만 채권 물량 등을 고려해 판매를 잠정 연기했으며, 에셋원자산운용은 현재 고객 수익률 관리를 위해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펀드’ 등의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지난 11일 키움증권 등을 통해 선착순 판매한 ‘에셋원공모주코넥스하이일드증권투자신탁 2호[채권혼합]_Ae’ 또한 100억원 한도로만 물량이 풀리며 조기 완판됐다. 공모주 펀드도 '귀한 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펀드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공모주 우선배정에서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하이일드채권) 물량 확보와 적정 규모 유지 등을 통해 운용의 묘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자금이 급격히 몰릴 경우 기존 투자자의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판매를 중단하기도 한다”면서 “(판매 재개는) 향후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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