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저축은행이 올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취약 차주가 이용도가 높은 '소액신용대출' 취급은 줄이고 나섰다. 서민금융 기관을 자처하면서도 실질적인 취약 계층 지원에는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저축은행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올 상반기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8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 증가했다. 우량 차주 위주로 여신을 확대하면서 수익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빅3(SBI·OK·웰컴)가 취급하는 소액신용대출 총액은 56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취급액(5664억원) 대비 약 50조원 감소한 수준이다.
총대출 대비 소액대출 비중도 줄었다. 저축은행 3사의 6월 말 기준 총대출 금액(18조3392억원) 가운데 소액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6%에 그쳤다. 지난 3월 말(3.21%)과 비교하면 0.15%포인트 축소됐다.
이 같이 취약계층의 자금난을 등지고 수익성에만 집중하면서 저축은행이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소액신용대출은 300만원 이하의 소액을 빌려주는 상품으로 저축은행 이용 고객 중 취약 고객들의 이용 비중이 크다. 정부도 서민 및 취약차주의 금융 접근성을 제한받지 않도록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에서도 제외한 바 있다.
시민사회에선 저축은행이 수익성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제재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한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부실이 줄고 수익이 늘어나면 소비자 중심으로 금리를 낮추거나 대출 수요를 늘리는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금리 수준이 타당한지도 점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의 필요성도 제안했다. 이 관계자는 "실질적인 취약 계층의 금융난은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공적 상품 취급 요건을 완화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이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취약 차주 이용률이 높은 소액신용대출 취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건물 전경.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