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여행사들이 한 해 최대 성수기 중 하나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예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최대한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한 상황이라 해외 여행은 물론 국내 여행까지 수요까지 감소하면서 여행사들의 시름은 점차 깊어지고 있다.
16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노랑풍선 등 주요 여행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타격으로 직원 대부분이 아직까지 휴직 상태에 들어간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진정세에 접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복직도 기약 없는 상태다.
A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업계 대부분이 휴직 중이라 출근을 안 하고 있다”면서 “원래는 추석 연휴가 여행업계 대목이라 여행 상품도 많이 내놓고 했는데 올해는 해외 여행 자체가 어렵다 보니 상품 출시 계획도 따로 없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B여행사 관계자 역시 “여행 업체 대부분이 해외 여행 중심이다 보니 국내 여행 상품에 크게 비중을 두지는 않는다”면서 “수익성 측면에서도 국내 여행보다는 해외 여행이 낫다보니 올해는 더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작년과 크게 다른 모습이다. 일본 불매 운동이 한창이던 작년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여행사들은 주요 해외 관광지였던 일본 관광 수요 급감이란 타격을 받기도 했지만 이에 대한 반발 심리로 국내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그 피해를 최소화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국내 여행마저 자제하는 분위기라 여행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정부가 추석 연휴가 시작하는 9월28일부터 10월11일까지 2주간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에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방역조치를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여행 수요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는 실제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인 9월20일부터 10월4일까지 국내선 항공편 예약률은 제주항공이 60%대, 티웨이항공이 50%대, 이 외 다른 항공사들이 50%를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선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강원도와 제주도 등 주요 관광지 호텔·리조트 객실이 이미 만실이란 소식도 들려오지만, 이는 여행사들이 처한 현실과는 크게 동떨어져 있다.
C여행사 관계자는 “국내 여행은 대부분 개별 여행으로 가다보니 티몬이나 야놀자 같은 소셜커머스로 숙박을 예약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호캉스를 즐기려는 사람들은 많을지 모르겠지만 여행업계 전반이 침체돼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제주국제공항에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