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정부가 오는 28일부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새희망자금 지급을 시작한다. 4차 추가경정예산안이 22일 국회를 통과한다는 전제에서다. 하지만 소상공인들 사이에선 이마저도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회성 지원이 아닌,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정부에 따르면 새희망자금은 코로나19 재확산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00만~200만원 수준으로 지급된다. 총 3조2000억원 규모로, 지급 대상 소상공인은 291만명에 달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매출이 감소한 연간 매출액 4억원 이하 소상공인에게는 100만원이 지원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집합제한·금지 업종에는 매출액 규모나 감소 여부와 무관하게 150만·2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일단 소상공인 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새희망자금은 소공연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소상공인 직접 지원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중대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PC방과 노래연습장 등 고위험 시설로 분류돼 피해가 막심했던 업종의 경우 이 같은 정부 지원에도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당장 피해 규모만 수천만원에 달하는데 150만·200만원 지원으로는 턱 없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한 코인노래방 업주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연장되면서 아직까지 영업 재개를 못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그 취지엔 공감하지만 제대로 된 지원 없이 피해만 누적되고 있어서 억울한 부분이 많다”고 하소연 했다.
다른 PC방 업주 역시 “정부가 몇 백만원 지원해준다고 하는데 그게 저희 입장에서는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면서 “당장 제한된 영업을 시작하긴 했지만 그동안 입은 피해만 수천만원인데 고작 100만원·200만원으로 그게 보상이 되겠냐”며 꼬집었다.
이에 정부는 소상공인에 대한 2차 대출 프로그램의 한도를 기존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늘리는 등 금융 지원 확대 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정부 대출로 빚 내서 빚 막는 격 아니냐”면서 “정부와 국회가 일회성 지원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등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중고 PC 전문점에 중고 PC 물품이 한가득 쌓여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