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국회와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 압박에 나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국정감사의 단골손님이 된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도 국정감사장에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네이버와 카카오는 주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올해는 과방위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과 관련이 적은 다른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실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국내 1위 포털과 모바일 메신저(카카오톡)를 보유했다. 검색과 소통이라는 본연의 기능 외에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하며 일상에 필수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그만큼 다양한 분야의 정보들이 비교되고 사용자들의 의견이 추가되다보니 네이버와 카카오톡·다음의 플랫폼 파워는 더 커졌다. 가령 네이버는 부동산이나 쇼핑 서비스에서 각 매물이나 쇼핑몰의 가격을 비교하는 서비스를 선보이며 기존의 부동산 비교 사이트·쇼핑몰의 플랫폼 역할을 대체했다. 네이버에서 한 눈에 비교를 할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 입장에선 편리한 대목이다. 하지만 각 분야의 업체들은 네이버가 상당수의 산업 분야에서 플랫폼 역할을 하며 업체들을 종속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댓글 서비스와 실시간급상승검색어는 국정감사의 오래된 아이템이다. 여야는 공정하지 않다는 불만을 나타내며 수년간 네이버와 카카오를 질타했다. 이같은 풍경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신의 입장을 각 의원실에 설명해야 하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회에서도 확진자가 수차례 나오면서 외부인의 국회 출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네이버 검색 결과가 논란이 됐다. 네이버 모바일 앱에서 추 장관을 검색한 결과의 탭 순서가 다른 정치인들과 다르게 배열됐다. 이에 네이버는 이용자의 클릭 데이터를 집계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며 바로 잡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화상 의원총회에서 "여론 형성은 중립적이고 공정해야 하는데 중요한 포털 뉴스 배열을 이렇게 작업하면서 어떻게 민주주의와 국민 주권을 이야기하느냐"며 "민주주의를 해치는 가장 심각한 위기이므로 국정조사가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도 네이버·카카오를 압박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칭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의 입법을 추진 중이다. 이 법안에는 네이버쇼핑과 배달의 민족 등에서 불거진 수수료 논란을 해결하기 위한 방침이 담길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12월10일 시행 예정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시행령을 통해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부가통신사업자들에게 서비스 안정성 확보에 대한 의무를 부과할 계획이다. 개정안 시행령에 따르면 네이버·카카오·구글·페이스북·넷플릭스 등은 안정적 서비스를 위해 기술적 조치와 인터넷망제공사업자(ISP)와의 협력 조치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