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커지면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른바 '꿈의 배터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계속해서 커지는 가운데 기존 배터리사들은 물론 자동차 업체들까지 가세했다.
관건은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생산 단가를 낮추고 수명과 주행거리, 안정성은 개선하는 것으로 탈 코발트, 100만 마일, 전고체 등 다양한 청사진이 제시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시장은 한·중·일 3국이 세계 99%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도하고 있다. 특히 LG화학,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3사는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순위 다툼 중이다. LG화학은 지난해 1~7월에는 세계 점유율 10.6%를 차지하며 CATL, 파나소닉에 10%p 이상 밀렸는데 올해에는 25.1%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와중에 자동차 기업은 물론 최근에는 테슬라까지 배터리 내재화를 외치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미래 배터리 경쟁력의 핵심은 가격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배터리는 전기차 생산 단가의 40% 수준을 차지하기 때문에 배터리가 비쌀수록 전기차 가격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 회사들은 대중화를 위해 더욱 저렴한 전기차를 내놓아야만 하는 상황이라 저렴한 배터리에 대한 수요는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수요가 커지면서 세계 배터리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테슬라 '모델3'. 사진/뉴시스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위해 현재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는 방안은 코발트를 제거하는 것이다. 코발트는 니켈, 망간과 함께 배터리 핵심 소재인데 가격이 비싸 이 비중을 낮추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배터리 데이'를 열었던 테슬라도 행사에서 '탈코발트 배터리'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관련 언급은 없었다.
배터리사 중에서는 파나소닉이 이 분야에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데 코발트를 뺀 배터리를 2년 이내에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최근 밝힌 바 있다.
CATL는 코발트가 없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이미 테슬라 '모델3'에 공급하고 있다. 이로 인해 테슬라는 다른 모델과 달리 모델3의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다만 코발트와 니켈을 쓰는 다른 회사의 배터리보다 주행거리가 떨어지고 화재 위험도 높다는 지적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원가 절감과 함께 성능을 향상하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CATL과 테슬라는 손을 잡고 반영구인 100만 마일 배터리를 개발 중이며 LG화학도 현재 양산하는 배터리보다 수명이 다섯 배 이상 긴 장수명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다.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을 대폭 향상한 전고체 배터리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를 구성하는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인 것을 말한다. 고체는 액체보다 온도 변화에 덜 민감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안전과 관련된 부품을 줄이고 그 자리에 에너지 용량을 높일 수 있는 물질을 채울 수 있어 성능도 높일 수 있다.
아울러 커지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공장 증설과 공정의 혁신도 계속되고 있다. 수주한 물량을 제때 소화하느냐도 배터리사의 핵심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국내사들의 경우 국내외에 꾸준히 생산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테슬라는 배터리 생산공장인 '기가팩토리'를 '테라팩토리'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으로 증설보다는 효율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