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테슬라 배터리 데이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LG화학을 비롯해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배터리 협력사 주문량을 더 늘릴 것이라고 밝히며 LG화학 주가가 다시 뛰고 있다. 행사를 기점으로 테슬라가 본격적으로 배터리 내재화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을 일축한 것으로, 협력 중인 배터리사들과의 관계를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머스크 CEO는 22일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가 (배터리 데이에서) 발표하는 것은 2022년까지 대량 생산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배터리 자체 생산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공급사들이 최대 속도로 용량을 늘리고 있지만 우리가 조치하지 않으면 2022년 이후에는 (배터리가) 심각한 부족 상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는 오는 23일 오전 5시30분(한국시간) 미국 프리몬트에 있는 배터리셀 연구소에서 자사 배터리 개발 현황과 청사진을 제시하는 배터리 데이를 열 계획이다. 전기차 소프트웨어 업체로 출발한 테슬라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기 위해 관련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가 배터리 데이를 하루 앞두고 남긴 트윗. 사진/트위터 캡처
LG화학은 지난해 테슬라와 계약을 맺은 후 상하이 기가팩토리 공장에 배터리를 납품해왔다. 최근 중국에서 테슬라 판매량이 늘며 LG화학은 충북 오창공장 일부를 테슬라 전용 라인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중국용 테슬라 모델3에 공급한 배터리 물량은 250만2986KWh로 파나소닉 25만3865KWh보다 많다.
두 기업의 관계가 이처럼 돈독해진 가운데 테슬라가 배터리 내재화를 서두르면 LG화학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었는데, 머스크 CEO의 이번 발언으로 당분간은 안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22년 이후에는 개발 중인 배터리와 혁신 생산 공정을 대량 생산에 적용한다고 밝힌 만큼 이후의 대응책은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생산 속도를 높이는 테슬라 공정 기술들의 경우 시일 내에 적용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배터리 데이에서 선보이는 관련 기술은 외부 연결을 위한 금속조각을 없애는 탭리스(Tabless) 기술과 건조 공정을 뺄 수 있는 건식 전극 공정(Dry electrode)이다.
현재 운영하는 배터리 공장보다 약 30배 많은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테라(TB) 팩토리' 건설도 추진 중이다. 이 또한 증설보다는 공정을 줄여 생산 속도를 높이고 자동화 비중도 늘려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