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새 책)‘오리진’, ‘읽는 직업’ 외

입력 : 2020-10-01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유인원으로부터 어떤 능력을 물려 받아 인간은 지금의 지구를 일궜을까. 영국 우주국의 과학자이자 TED 인기 강연자 루이스 다트넬 교수는 책에서 지구과학, 지질학, 해양학, 고생물학 등을 넘나드며 인류의 ‘빅히스토리’를 집대성한다. 46억년 전 푸른 행성 지구가 탄생한 시점부터 거슬러 이 땅 위 모든 것들의 인과관계 ‘고리’를 풀어낸다. 미국에선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칼 세이건 ‘코스모스’를 합쳐놓은 것과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리진
루이스 다트넬 지음|이충호 옮김|흐름출판 펴냄
 
책 한 권으로 여러 권 효과를 얻으려는 일부 독자들의 욕심과 환상은 번번이 산산조각 난다. 세상에도 공짜가 없지만 독서에도 공짜는 없다. 주관과 감정만 나열된 서평모음집은 대개 한 권의 책을 꼭꼭 씹어먹는 것보다 그 효과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런 식의 기획은 어떨까. 지난 60년간 한국사의 지성인 60명의 생각을 모아둔다면? 김구 ‘백범일지’부터 장하준 ‘사다리 걷어차기’까지 훑는 책은 ‘공동체의 미래’란 공통 주제를 향해 달린다.
 
 
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
김호기 지음|메디치미디어 펴냄
 
어쩌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두 갈림길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일지 모른다. ‘할 말을 할 것인가. 아님 호구가 될 것인가.’ 불합리한 상황, 무리한 일을 요구 받는 상황에서 할 말을 못하고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좋은 사람 콤플렉스’. 저자는 문제를 일으키기 싫어서, 언쟁하기 싫어서, 참기만 한다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일과 일상에서 ‘참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법, 이로써 관계를 더 좋게 만드는 법을 설명해준다.
 
 
참지 않을 용기
히라키 노리코 지음|황혜숙 옮김|센시오 펴냄
 
저자는 유튜브 대표 과학 채널 ‘1분과학’을 운영중인 크리에이터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에서 공부하던 때 우울증을 앓던 중 항우울제를 처방 받은 뒤 과학의 경이로움에 빠져들었다. 이후 유튜브 채널을 개설, 생활 과학지식을 구독자들과 나누고 있다. ‘운동을 해야하는 진짜 이유’, ‘커피로 20분 만에 개운해지는 법’ 등 재밌게 볼 수 있는 콘텐츠들을 이 책에서는 만화로 옮겼다. 중력파와 다중우주, 가상과 실재 등의 다양한 주제들도 이야기한다.
 
 
1분 과학
이재범 지음|최준석 그림|위즈덤하우스 펴냄
 
14년 간 굵직한 인문서들을 길어 항아리처럼 쌓아온 곳. 출판사 ‘글항아리’ 편집장인 저자는 그 시작부터 고락을 함께 해왔다. 하루에도 수십 통씩 쏟아지는 투고 원고를 살펴보는 일에서부터 ‘읽는 직업’으로서의 편집자에 대해 설명한다. ‘국내 현실과의 접점이 없어서’, ‘글이 어려워서’ 줄줄이 퇴짜를 놓아야만 하는 편집자의 고충을 토로한다. 특히 최근 베스트셀러 모방 현상이 일고 있는 출판 시장에 대해 아쉬운 목소리를 내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읽는 직업
이은혜 지음|마음산책 펴냄
 
사육신 중 한 명인 박팽년은 세종이 추구한 실용적 문장로을 완성한 글쓰기의 대가였다. 글을 통해 세상의 도덕을 제고하려 한 세종은 박팽년에게 ‘명황게감’ 서문을 쓰게 했다.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스캔들에 선유 논평을 붙여 후세에 경계 뜻을 전하는 책이다. 백승종 교수가 박팽년을 비롯해 조선사 500년을 가로지르는 명문장 이야기를 쏟아낸다. 이색, 김종직, 허균, 이익, 최한기…. 문장가들의 명문을 통해 우리 시대 유의미한 사유들을 읽는다. 
 
 
문장의 시대, 시대의 문장
백승종 지음|김영사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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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