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새 책)‘프리즘’, ‘좁은 회랑’ 외

입력 : 2020-09-23 오전 10:55:37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전작 ‘아몬드’는 올해 미국 아마존 베스트북, 일본 서점 대상 번역 소설상에 올랐다. 이 ‘공감 불능을 치유해가는 성장기’는 지금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타인과의 관계 맺음이 불러오는 성장통에 천착했던 작가는 이번엔 사랑과 연애를 소재로 관계성에 대한 질문을 확장해간다. 사랑이란 감정이 퇴색된 누군가와 상처를 억지로 견뎌내는 누군가, 그리고 단 한 사람도 마음 안으로 들이지 못하는 이. 프리즘처럼 다채로운 이야기가 작가 특유의 잔잔한 톤으로 그려진다.
 
 
프리즘
손원평 지음|은행나무 펴냄
 
코로나19 사태로 ‘국가 권력’과 ‘시민 자유’ 간 갈등은 전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다. 문제는 팬데믹 뿐 아니라 앞으로 국가 사회 간 대립과 균열 양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테러와 이익집단 간 갈등, 빈부격차…. 저자는 국가와 사회가 양자 간 힘의 균형을 이루는 공간, 즉 ‘좁은 회랑’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법가’와 ‘유가’ 사상, 스위스 용병제, 다국적 기업이 정보를 지배하는 미국 등을 사례로 제안한다.
 
 
좁은 회랑
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로빈슨 지음|장경덕 옮김|시공사 펴냄
 
지난 60년간 인류는 개인의 행복, 독립성, 자율성을 강조해온 결과 대대적인 ‘사회적 고립’을 자초했다. 개개인은 대부분 자아의 욕구를 채우는 데 집중할 뿐 자신을 내려놓고 누군가와 함께 하려는 데는 점차 소홀해지고 있다. 극단적 개인주의 문화가 공동체의 붕괴를 이끌고 있다. 베스트셀러 ‘인간의 품격’의 저자는 이 신작에서 관계주의를 독려한다.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중간 방식. 자신을 활짝 열 때 ‘좋은 인생과 사회’가 연결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두 번째 산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이경식 옮김|부키 펴냄
 
‘누가 시를 읽는가’에서 아이 웨이웨이가 말한다. “시를 읽는 것은 현실 너머를 보는 것이다.” 류시화 시인 역시 시를 통해 세상을 본다. 시를 읽는 것은 자신에게 돌아오는 일이다. 살아온 날들이 살아갈 날들에 묻는 것이다. 진실한 깨달음은 마음챙김을 돕는다. 기원전 1세기의 랍비의 시부터 파블로 네루다와 같은 노벨 문학상 시, 인스타그램 세대의 시까지 훑는다. 질병이 삶을 흔드는 지금, 시를 통해 마음 중심으로 돌아갈 것을 권한다. 그것은 영성이다.
 
 
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지음|수오서재 펴냄
 
작가는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를 진행하면서 책과 독서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소설가들부터 르포르타주 작가들, 웹소설 작가들과 만나며 ‘읽고 쓰는 행위’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찰했다. 독서를 지극히 개인적인 일로 여기던 그는 이 방송 이후 온라인 독서 토론을 시작했다. 작은 공동체안에서 질문에 생각과 느낌을 나누며 ‘책이 중심에 있는 사회’를 상상하기 시작했다. 독서를 ‘호흡’ 자체로 여기는 이들과 ‘읽고 쓰는 세계’에 대해 공유한다.
 
 
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아르떼 펴냄
 
오늘날 코로나19 팬데믹 전 마스크로 전 세계가 뒤덮인 시절이 있었다. 1918~1919년 1억명의 사망자를 낸 전 지구적 유행병 ‘스페인 독감’. 역사가들로부터 ‘흑사병보다 더 많은 희생자를 낸 역사상 가장 큰 의학적 대학살’이라 불린 질병. 역사학자이자 소설가인 저자는 방대한 1차 자료와 기록 문서를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100년 전 인류는 경험해보지 못한 바이러스와 어떻게 분투했을까.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헤쳐가기 위한 통찰을 건넨다.
 
 
팬데믹 1918
캐서린 아놀드 지음|서경의 옮김|황금시간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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