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법원이 보수성향 단체들의 한글날 집회 집행정지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안종화)는 8일 ‘8·15집회 참가자비상대책위원회’가 서울시와 서울 종로경찰서를 상대로 각각 낸 옥외집회 금지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앞서 8·15비대위는 지난 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오는 9일 한글날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 인도 및 3개 차로와 세종문화회관 북측 공원 인도·차도 등 2곳에 총 2000명 규모의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으나 6일 금지 통고를 받았다. 이에 8일 서울행정법원에 해당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8·15비대위 측은 “지난 추석 연휴에 서울대공원에서는 1일당 2만명, 제주국제공항에는 4만명의 인파가 각 운집했으며, 상당수의 국민들은 현재 식당, 카페, 술집 등의 다중이용시설과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며 “야외에서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진행될 예정인 이 사건 옥외집회는 훨씬 안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신청인은 코로나19의 감염 위험성과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모든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며 “이는 헌법이 정한 집회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 행정편의적인 조치로서 헌법과 법률상, 그리고 감염병학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가 없어 위법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경우 향후 ‘코로나19의 감염 예방 및 확산 방지’라는 공익을 실현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명백한 위협에 해당한다”며 “다시 말해 이 사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것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존재하므로, 이 사건 처분의 효력정지는 허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한글날 1·2호선 시청역, 3호선 경복궁역, 5호선 광화문역 등 광화문 인근의 지하철역 4곳에서 열차를 무정차 통과시킬 예정이다. 일부 출입구 역시 폐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위대와 경찰, 시민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차벽과 폴리스라인 등 차단 조치를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 도심내 집회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