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삼성물산 불법 합병과 회계 부정 사건의 재판이 이달 말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법원이 추첨으로 해당 재판의 방청권을 배부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합의25-2부(재판장 임정엽)가 오는 22일 열리는 1차 공판준비기일부터 사전에 방청 희망자의 응모를 받아 추첨을 통해 방청권을 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일반 방청객에게 배정되는 좌석은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되는 본법정 22석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운영하는 중계법정 17석 등 총 39석이다.
이번 공판준비기일의 방청권 응모는 21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1층 청심홀에서 진행된다. 방청을 원하는 본인이 직접 응모 장소에 마련된 응모권을 작성해 제출하는 방법으로 응모할 수 있다. 응모 시에는 주민등록증 또는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방청권 추첨은 같은 날 오후 3시10분 같은 장소에서 공개로 진행되며,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찰관 또는 청원경찰이 입회한다. 방청권은 재판 당일인 22일 오후 1시30분부터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부출구 4-2번 출입구 외부에서 당첨자를 대상으로 배부된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재판 기일에 대해 같은 절차대로 방청 희망자의 응모를 받아 추첨하는 방식으로 방청권을 배부할 계획이다. 다만 법정 사정, 공판준비 또는 공판 등 기일의 성격, 재판 경과 등에 따라 방청석의 수가 변동될 수 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13일 이번 사건의 재판부에 공판의 방청권을 추첨 등을 통해 공정하게 배부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요구서를 제출했다. 참여연대는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뇌물공여 사건의 파기환송심 공판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에도 요구서를 냈다.
참여연대는 요구서에서 "만약 이번 재판의 방청권을 평소와 같이 선착순으로 배부할 경우 이 사안에 집중적으로 대응 중인 삼성 측이 인원을 동원해 그 기회를 독식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재판은 한국의 대표적인 재벌기업 총수의 불법 행위에 대한 것으로 전국민적인 관심 사안이자 우리 사회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사안이나, 대다수 국민은 재판 진행과 결정 내용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재판 현장에 직접 참여할 기회가 없는 다수의 국민도 이 재판의 진행·결정 과정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서울김포비즈니스 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